(출처: 애플)
애플의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 (WWDC)에서는 iOS17을 포함한 새로운 OS와 15.3인치 맥북 에어, 맥 스튜디오, 맥 프로 등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공개되었지만, 가장 큰 이목을 끈 애플 비전 프로 때문에 나머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모양세입니다.
비전 프로는 지난 7년간 1000명이 넘는 개발자가 개발한 결과물로 이 과정에서 5000개가 넘는 특허를 출원했다고 합니다. 이미 AR/VR/MR 기기들이 많이 나와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불편한 부분이 많고 즐길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처음에는 신기한데 하다 보면 별로 할 건 없고 결국은 불편해서 잘 사용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죠.
애플은 이런 사용자들의 불편을 최대한 연구해서 상당히 놀라운 시도를 했습니다.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눈동자의 움직임과 손가락 제스처, 음성만으로 모든 기능을 컨트롤하는 것입니다. 이는 아이폰에서 다른 스타일러스 펜 없이 손가락만으로 기기를 제어하고 최대한 버튼도 줄인 고 스티브 잡스의 인터페이스 철학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사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하려면 최대한 조작을 간편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긴 합니다. 하지만 별도의 컨트롤러를 없앤 디자인이 성공하려면 기기가 소개 영상에서 보여준 것처럼 부드럽고 빠르게 작동해 스마트폰 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소개 영상)
애플은 이를 위해 M2 칩 이외에 여러 센서에서 오는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코프로세서인 R1을 개발했습니다. R1 칩은 12개의 카메라와 5개의 센서, 6개의 마이크 정보를 동시에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만든 전용 프로세서로 실제 사용자의 움직임과 기기의 반응이 거의 동시에 이뤄지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실 이게 안되면 멀미가 생길 수 있는데, R1 칩 덕분에 12mm 이동시에도 바로 기기가 반응해 착용자가 멀미를 느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터페이스 역시 전용 OS인 비전OS를 통해 가다듬고 여러 가지 편리한 기능을 더했습니다. 가장 차별화된 기능은 아마도 주변 사람을 인식할 수 있고 카메라로 눈을 구현해서 사람이 실제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점입니다. VR/AR/MR 기기를 쓰고 생활하면 크게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을 감안한 조치입니다.
다만 소개 영상에처럼 모든 것이 부드럽고 빠르게 진행되며 흥미 진진한 콘텐츠가 넘칠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또 2300만 화소의 OLED 디스플레이 2개를 이용해서 인간의 눈으로 구분할 수 없는 가상 현실을 구현하고 원하는 크기의 거대한 영화관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게 사실이라고 해도 3499달러 (456만원)의 가격을 치를 만한 가치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가격은 상당한 진입 장벽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루 커피 한 두 잔을 아끼는 정도가 아니라 끼니를 매일 걸러야 하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한 번 체험은 해보고 싶은 흥미로운 기기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참고
https://www.tomshardware.com/news/apple-Vision-pro-ar-vr-headset-xros-price-specs-release-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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