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Unsplash/CC0 Public Domain)
백신은 인체의 면역 반응을 유도해 특정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항체를 생산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을 포함한 공생 미생물의 변화도 유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미생물 구성이 다르고 면역 반응도 다르기 때문에 백신 투여시 미생물의 반응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의 구이 벡커 (Gui Becker, associate professor of biology at Penn State)가 이끄는 연구팀은 개구리를 대상으로 백신에 대한 공생 미생물의 변화를 연구했습니다. 개구리 같은 양서류에 감염되는 치명적인 곰팡이인 항아리 곰팡이 혹은 양서류 호상균 (chytrid fungus, Batrachochytrium dendrobatidis)는 피부에 심한 감염을 일으킵니다.
항아리 곰팡이는 많은 양서류에 감염되어 그렇지 않아도 멸종 위기에 있는 개구리와 다른 양서류를 위기로 내몰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항아리 곰팡이에 대한 백신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백신을 투여한 올챙이를 5주간 관찰한 후 공생 미생물을 채취해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백신 접종은 미생물의 종류를 바꾸진 않았지만, 구성은 바꿨습니다. 백신 접종 후 올챙이와 개구리에는 항아리 곰팡이 억제 물질을 분비하는 미생물의 비율이 늘어났습니다. 다음 번 감염에서 항체 이외에 추가적인 면역 반응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공생 미생물은 사실 우리가 지닌 면역력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다른 미생물이 끼어 들어와 영양분과 공간을 가로채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런 이유에서 프로바이오틱스는 생각보다 효과가 없습니다. 목표로 하는 곳까지 도달해도 다른 유산균의 침투 역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백신에 의한 면역 반응 변화가 오히려 공생 미생물을 더 유리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백신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사람의 공생 미생물은 양서류보다 더 많기 때문에 같은 반응이 사람에서도 일어난다고 장담할 순 없습니다. 더구나 현재는 어린 시절부터 여러 백신을 이미 맞고 시작해서 비교 연구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백신을 광범위하게 접종하는 만큼 백신이 우리와 공생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6-vaccine-deadly-chytrid-fungus-primes.html
Selection of an anti-pathogen skin microbiome following prophylaxis treatment in an amphibian model system, 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23). DOI: 10.1098/rstb.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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