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al evolution of Europa. Credit: Kevin Trinh/ASU)
(Credit: Arizona State University)
목성의 위성 유로파는 달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얼음 위성이지만, 한 가지 사실 때문에 과학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얼음 지각 아래 액체 상태의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유로파는 가장 밖에서부터 얼음 지각, 맨틀 역할을 하는 바다, 그리고 암석, 금속으로 된 핵의 네 개의 층으로 이뤄진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목성의 강력한 중력으로 인해 내부에 마찰에 의한 열이 생기면서 지구의 열수분출공과 비슷한 환경이 해저에 생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로파의 내부 구조가 예상과 비슷하다고 해도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생성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습니다. 애리조나 대학의 케빈 트린 (Kevin Trinh)과 그 동료들은 유로파가 차가운 얼음 및 암석 덩어리에서 생성되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이를 시뮬레이션했습니다.
연구팀의 모델에 따르면 물이 풍부한 암석들이 결합하면서 서서히 물을 방출하고 바다가 생성되었으나 낮은 내부 온도 때문에 암석이나 금속이 녹지 않아 이들이 뭉쳐서 핵을 형성하는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 수십 억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구의 경우 생성 초기에 암석들이 충돌해 내부가 녹을 만큼 충분한 에너지가 축적됩니다. 따라서 완전히 녹은 상태에서 철처럼 무거운 물질은 중심으로 모이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원소들이 맨틀과 지각을 형성합니다. 이 과정은 생성 초기에 바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유로파는 대조적으로 상대적으로 최근에야 암석과 금속 핵을 형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로파의 질량이 지구의 1% 정도이기 때문에 내부를 녹이는 데 충분한 에너지가 처음부터 나오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주장이 옳다면 유로파의 생명체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입니다. 유로파의 지각 활동은 지구처럼 활발하지 않을 수 있으며 시기적으로도 비교적 최근에 시작되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1-2억 년 전부터 열수분출공이 활성화되었다고 해도 원시적인 생명체가 등장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나사가 준비 중인 차세대 유로파 탐사선인 유로파 클리퍼는 이런 질문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답을 제공할 것입니다. 최신 탐사 장비를 이용해 유로파를 근접 관측하면 지금까지 논란이 되었던 문제에 대해서 더 확실한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6-jupiter-moon-europa-evolution.html
Kevin T. Trinh et al, Slow evolution of Europa's interior: metamorphic ocean origin, delayed metallic core formation, and limited seafloor volcanism, Science Advances (2023). DOI: 10.1126/sciadv.adf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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