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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구동물 진화의 비밀을 간직한 미스터리 원형 생물


 

(A Rotadiscus grandis fossil (left) and an interpretive drawing (right). Credit: Li et al)



(Rotadiscus is believed to be a very early member of the ambulacrarians, a group that includes starfish and acorn worms. Credit: Li et al)

지금으로 부터 5억 년 전인 고생대 캄브리아기에는 온갖 기괴한 다세포 동물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사실상 현생 동물문의 원형이 이 시기 다 등장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렇다고 해서 이 시기 등장한 모든 생물군이 후손을 남긴 것은 아닙니다. 기이한 생물들 가운데 상당수는 후손 없이 사라져 과학자들은 이들이 대략 어느 그룹과 가까운지 알아내는 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그런 생물 중 하나가 5억 1800만년 전 발견된 기이한 원형 생명체인 로타디스쿠스 (Rotadiscus) 입니다. 로타디스쿠스는 이름처럼 원형의 방사 대칭 생명체로 촉수를 이용해서 부유물을 먹는 생물로 생각됩니다. 학자에 따라서는 해파리와 근연 그룹으로 분류하기도 하고 극피 동물의 일종으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사실 정확한 분류는 잘 모르고 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 자연사 박물관의 임란 라흐만 박사 (Dr. Imran Rahman)를 포함한 중국과 영국 과학자팀은 중국 윈난성에 있는 캄브리아기 지층인 청장 생물군에서 발견된 로타디스쿠스 화석을 연구해 이들의 진화계통상의 위치를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수수께끼의 원형 동물 로타디스쿠스는 극피동물, 반삭동물, 진와충동물 문을 포함한 그룹인 암불라크라리아 (Ambulacraria) 그룹에 속하는 동물입니다. 암불라크라리아는 인간 같은 척추동물이 속한 척삭동물을 제외한 나머지 무척추동물 후구동물 (Deuterostomia)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후구동물은 배아 발생 중 생기는 구멍인 원구가 항문이 되고 입은 따로 생기는 동물입니다. 외형상 매우 원시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캄브리아기에는 이들이 공통 조상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로타디스쿠스가 꼬리가 뒤로 길어지는 후구 동물 진화상의 특징을 지니고 있지 않아 이런 특징들이 후구동물에서 수렴 진화의 형태로 초기부터 나타났을 가능성을 주장했습니다.

로타디스쿠스를 포함해서 초기 후구동물의 진화는 아직도 풀지 못한 많은 미스터리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초현실적인 외형의 기이한 동물들이 진화해서 현생 동물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른 미스터리 동물들도 진화계통도에서 하나씩 자신의 위치를 찾아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5-rare-fossils-gap-evolution-major.html

Yujing Li et al, Cambrian stem-group ambulacrarians and the nature of the ancestral deuterostome, Current Biology (2023). DOI: 10.1016/j.cub.2023.0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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