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는 곡식을 갉아먹는 대표적인 동물로 곤충과 더불어 박멸의 표족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야생 설치류들은 먹이 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이들을 마구 잡이로 잡는 일은 그 나름대로 위험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들이 잡아먹는 해충도 많아 특정 시기 이외에는 인간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위험한 살서제를 마구 뿌리는 것도 환경은 물론 사람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살충제와 달리 포유류에 치명적인 독은 사람과 야생동물에 더 위험합니다.
호주 시드니 대학의 핀 파커 (University of Sydney team led by PhD student Finn Parker)와 그의 동료들은 환경에 유해하지 않은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들의 접근은 독성 물질이 아니라 설치류가 좋아하는 밀 씨앗 냄새로 혼동을 주는 것입니다.
설치류들은 아직 싹이 나기 전의 씨앗을 좋아해 그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따라서 식용유로 판매되는 밀 씨앗 기름 wheat germ oil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연구팀은 이를 희석해서 씨앗을 뿌린 농지에 같이 뿌리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즉 토지 전체에서 밀 씨앗 냄새가 나게 해 쥐를 속이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60개의 농지 구획에서 밀 씨앗 기름, 카놀라유, 그리고 아무것도 뿌리지 않은 대조군을 두고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씨앗을 뿌리고 나서 혹은 씨앗을 뿌릴 때 밀 씨앗 기름을 사용한 경우 씨가 먹힐 가능성은 63% 감소했습니다. 씨앗을 뿌리기 전에 사용하면 감소율은 74%에 달했습니다. 카놀라유의 경우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만약 쥐들이 밀 씨앗을 먹는 대신 다른 곤충이나 잡초의 씨앗을 먹는다면 오히려 농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얻는 이득이 밀 씨앗 기름 비용을 넘어설 수 있느냐입니다. 기발하고 환경에도 좋은 아이디어이긴 하지만, 아마 비용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진짜 효과가 있더라더도 실제 사용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environment/mice-seeds-wheat-germ-oil/
https://www.nature.com/articles/s41893-023-011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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