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rison of tree-kangaroo (Dendrolagus) and grey kangaroo (Macropus) foot bones. Credit: Gavin Prideaux and Natalie Warburton)
캥거루는 다른 대형 포유류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방식으로 먼 거리를 에너지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호주의 넓은 초원지대와 건조 지대를 이동해 먹이와 물을 찾아 다닐 수 있도록 진화한 것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이미지와 달리 캥거루 중 일부는 조상인 주머니쥐처럼 다시 나무 위로 올라 갔습니다. 나무타기 캥거루속 (tree kangaroo, Dendrolagus)은 호주 퀸즐랜드 북부에 두 종, 뉴기니에 8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숲 속에서 살고 있어 초원을 뛰어가는 붉은 캥거루나 회색 캥거루처럼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무 위의 생활에 적응되어 크기도 대형 캥거루보다 작은 편입니다.
하지만 사실 고대 호주에는 현생 대형 캥거루와 비슷한 크기의 자이언트 나무타기 캥거루 (giant tree-kangaroo)인 보흐라 (Bohra) 속의 캥거루가 살고 있었습니다.
가빈 프리데우스 (Gavin Prideaux)가 이끄는 연구팀은 호주 중남부의 눌라버 (Nullarbor) 평원 지대에서 20-40만년 전 살았던 자이언트 나무타기 캥거루 화석을 발견해서 이들이 살았던 고대 호주의 생태계를 재구성했습니다.
호주 대륙은 1000만 년 전부터 건조화되어 숲 대신 넓은 초원 지대가 펼쳐졌습니다. 우리가 아는 캥거루는 이런 환경에서 진화했습니다. 하지만 350-500만 년 전 사이 지구 기온이 상승했고 다시 나무가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캥거루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이 가운데는 너무 커서 뜀뛰기를 할 수 없는 자이언트 캥거루에서 나무 위로 다시 올라간 자이언트 나무타기 캥거루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몸무게가 50kg이 넘었기 때문에 사실 나무를 탈 수 있는 최대 크기까지 커진 경우였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상에서 뛰다가 나무를 타기 위해 발 구조가 마치 조상인 주머니쥐처럼 변했다는 것입니다. 물고기 지느러미에서 진화한 다리가 고래처럼 물속으로 들어가서 다시 지느러미 형태로 변한 역방향 진화의 사례입니다.
고대 호주의 여러 기이한 생물들과 함께 생태계를 구성했던 자이언트 나무타기 캥거루는 결국 사라졌습니다. 자이언트 나무타기 캥거루를 포함한 일부는 기후 변화나 다른 요인들로 사라졌지만, 상당히 많은 대형 유대류와 다른 고유종들이 인류의 호주 상륙 이후 사라졌습니다. 지금 있는 것은 일부 생존에 지나지 않지만, 이들 역시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생명체들이기 때문에 남은 이들이라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6-giant-tree-kangaroos-unexpected-australia-major.html
GAVIN J. PRIDEAUX et al, A review of the late Cenozoic genus Bohra (Diprotodontia: Macropodidae) and the evolution of tree-kangaroos, Zootaxa (2023). DOI: 10.11646/zootaxa.529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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