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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만년 전 호미닌들도 서로를 먹었다.


 

(View of the hominin tibia and magnified area that shows cut marks. Scale = 4 cm. Credit: Jennifer Clark.)



(Nine marks identified as cut marks (mark numbers 1–4 and 7–11) and two identified as tooth marks (mark numbers 5 and 6) based on comparison with 898 known bone surface modifications. Scale = 1 cm. Credit: Jennifer Clark.)



(3D model of marks 7 and 8 identified as cut marks. Credit: Michael Pante.)



(Close-up photos of three fossil animal specimens from the same area and time horizon as the fossil hominin tibia studied by the research team. These fossils show similar cut marks to those found on the hominin tibia studied. The photos show (a) an antelope mandible, (b) an antelope radius (lower front leg bone) and (c) a large mammal scapula (shoulder blade). Credit: Briana Pobiner.)

식인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 만큼이나 오래되었을 것입니다. 자연계에서는 서로 죽은 동물을 먹는 것이 특별히 이상할 게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위험성을 생각하면 사자가 사자를 사냥하는 경우는 좀처럼 생각하기 힘들지만, 죽은 사자 고기를 먹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심지어 토끼도 죽은 동료를 먹을 수 있습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토끼도 풀만 고집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457430372

사람이 같은 사람을 먹는 일은 아직도 원시 부족 등에서 볼 수는 있지만, 일반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 같은 인격체이고 죽고 난 이후에도 사후 세계가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장례 의식의 진화 역시 같은 배경에서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식량이 극도로 부족한 경우 식인 행위가 행해졌다는 증거는 무수히 많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오래 전 초기 호미닌들은 별다른 꺼리낌 없이 서로의 고기를 먹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같은 호미닌들은 사자의 경우처럼 사냥하기 힘든 상대이지만, 우연히 죽은 호미닌을 발견하면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것저것 가리면서 거친 자연에서 살아남을 순 없기 때문입니다.

스미스소니 국립 자연사 박물관의 고인류학자인 브라이나 포비나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paleoanthropologist Briana Pobiner)와 그 동료들은 1970년 대 케냐 북부에서 발견되어 지금까지 케냐 나이로비의 국립 박물관에 보존된 145만년 전 호미닌의 정강이 뼈 (tibia)를 분석해 다른 호미닌을 먹은 호미닌의 가장 오래된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이 정강이 뼈의 부분 화석은 처음에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보이세이 (Australopoithecus boisei, 파란트로푸스 보이세이)의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1990년대에는 같은 시대를 살았던 호모 에렉투스의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 둘을 구분짓는 특징이 없는 정강이 뼈 화석이라는 점 때문에 결국 정확한 종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호미닌의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연구팀은 이 뼈에서 11개의 날카로운 긁힌 자국을 발견하고 이를 3차원으로 스캔한 후 정밀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898종의 뼈 자국 (이빨 자국에서 돌도끼나 다른 도구로 살을 발라낸 자국까지)을 비교해 11개 중 9개는 호미닌이 사용한 석기에 의한 것이고 나머지 두 개는 종을 특정할 수 없는 고양잇과 포식자의 이빨 자국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석기 자국들은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 다른 동물의 석기 자국과 매우 유사하며 고기가 많은 부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고기를 얻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렇게 열심히 살을 발라낸 대상이 호모 에렉투스인지 아니면 다른 호미닌인지는 이것만 가지고는 알 수 없으나 호미닌이 호미닌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는 증거는 충분한 셈입니다.

물론 사냥을 했는지 아니면 우연히 죽은 호미닌을 먹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 시기에는 특별한 금기나 꺼리낌 없이 다른 호미닌의 고기도 기회가 되면 최대한 먹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호미닌이 언제부터 같은 호미닌의 고기를 먹는 일을 금기시 했는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6-humans-evolutionary-butchered-million-years.html

https://newatlas.com/biology/evidence-butchery-cannibalism-hominins/

Early Pleistocene cut marked hominin fossil from Koobi Fora, Kenya, Scientific Reports (2023). DOI: 10.1038/s41598-023-357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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