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codylus acutus, American Crocodile, Cocodrilo Americano. Photo taken at La Manzanilla, Jalisco, Mexico. Credit: Tomás Castelazo)
처녀생식(parthenogenesis)은 본래는 성이 나눠진 생명체가 남자 배우자 없이 암컷 혼자 새끼를 낳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곤충에서는 흔한 경우로 개미나 꿀벌 군집은 모두 암컷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또 도마뱀이나 일부 어류 등에서도 처녀생식이 짝을 만나기 힘든 경우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미국 뉴저지의 킨 대학 (Kean University)의 브레나 레빈 (Brenna Levine)과 그 동료들은 2002년부터 동물원에 16년간 혼자 지냈던 아메리카 악어 (American Crocodile, Crocodylus acutus)이 2018년 낳은 알을 분석했습니다.
이 암컷은 수컷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처녀 생식에 의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연구팀은 14개의 알 가운데 7개가 유정란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3개월간 조심스럽게 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결국 부화에는 실패했지만, 적어도 한 개의 알은 완전히 자란 새끼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알에서 나온 DNA가 어미와 일치했습니다.
이렇게 상황에 따른 무성생식을 해서 클론을 만드는 것을 조건 처녀 생식 (facultative parthenogenesis (FP))이라고 부릅니다. 과학자들은 처녀생식이 가능한 지배파충류 (Archosaur)의 범위가 넓은 점을 볼 때 이들의 공통 조상이 처녀생식이 가능했고 그 후손들도 광범위하게 처녀생식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배파충류는 공룡, 익룡, 새, 악어가 속한 그룹으로 이 가운데 악어와 새에서는 처녀생식이 드물게나마 일어나는 것으로 볼 때 공통 조상에서 더 가까운 공룡 역시 일부 그룹은 처녀생식이 가능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진짜 공룡을 복원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처녀생식 여부를 정확히 알아내기는 어렵겠지만, 뭔가 쥐라기 공원이 생각나는 가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iology/virgin-birth-crocodile-dinosaurs/
https://datadryad.org/stash/dataset/doi:10.5061/dryad.7sqv9s4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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