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도구를 쓰는 곤충? 식물의 수액을 사용하는 호주 침노린재



 (Resin-equipped assassin bugs (Gorareduvius sp.) in the East Kimberley region of Western Australia. (a) First-instar nymph and (b) adult Gorareduvius collecting resin from spinifex leaves and applying it onto their forelegs (arrows show resin deposits). (c) Spinifex (Triodia spp.) hummocks, where assassin bugs were typically found. (d) Female adult feeding on an Odontomachus ant in the field; arrow points towards a resin deposit. Credit: Biology Letters (2023). DOI: 10.1098/rsbl.2022.0608)



(Number of attacks that were required by resin-equipped and resin-depleted Gorareduvius sp. for successful prey capture. Data are shown in dots; lines denote mean estimates with 95% confidence intervals; N = 42 trials, 19 assassin bugs. Credit: Biology Letters (2023). DOI: 10.1098/rsbl.2022.0608)

곤충도 도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간처럼 뛰어난 지능을 지니진 않았지만, 자연적인 진화를 통해 여러 가지 창의적인 도구 사용법을 익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주 맥쿼리 대학의 페르난도 솔레이(Fernando Soley)와 마리 허버스테인 (Marie Herberstein)은 호주 침노린재 (Australian assassin bugs, 학명 Gorareduvius sp)가 호주에 흔한 식물 중 하나인 스피니펙스 (spinifex)의 수지 (resin)을 사용해 사냥 성공률을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침노린재는 육식성 곤충으로 이름처럼 침처럼 생긴 주둥이로 사냥감의 외골격을 뚫고 소화액을 분비해 내부에서부터 녹여 먹는 곤충입니다. 따라서 빠르게 도망치는 먹이를 잡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호주 침노린재는 몸 이곳 저곳에 끈적끈적한 식물의 수지를 발라 먹이를 잡는데 도움을 받습니다. 특히 이 앞다리에 수지를 집중적으로 발라 먹이를 달라 붙게 만듭니다.

연구팀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침노린재를 포획한 후 실험실 환경에서 스피니펙스의 수지를 바른 상태와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먹이인 개미와 파리를 주고 사냥 성공률을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끈적한 수지가 있는 상태에서 사냥에 성공할 가능성이 25%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파리처럼 잡기 힘든 먹이는 수지가 없으면 64% 정도에서 사냥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끈적한 수지를 의도적으로 발라 사냥 성공률을 높인다는 분명한 증거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호주 원주민들도 스피니펙스의 수지를 접착제 대용으로 사용해 도구를 만들 때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자연적인 진화와 인간의 지능을 이용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5-tool-insect-australian-assassin-bugs.html

Fernando G. Soley et al, Assassin bugs enhance prey capture with a sticky resin, Biology Letters (2023). DOI: 10.1098/rsbl.2022.0608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