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artist's rendering of quasar P172+18. Credit: ESO-M Kornmesser)
퀘이사는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로 그 정체는 먼 거리에서 발견되는 거대 질량 블랙홀입니다. 그 정체는 우주 초기에 활발하게 물질을 흡수하면서 성장하는 은하 중심 블랙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별은 적은 반면 우주에 가스는 많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퀘이사가 아주 멀리 떨어진 것도 멀리 떨어진 은하가 바로 오래된 은하라는 점을 생각하면 의외의 결과는 아닙니다.
하지만 반대로 모든 은하에서 퀘이사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것만이 정체의 전부라고 할 순 없습니다. 과학자들은 은하의 충돌로 인해 블랙홀로 흘러드는 물질의 양이 갑자기 증가하는 것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영국 셰필드 대학 및 하트퍼드셔 대학의 과학자들은 라 팔마에 있는 아이작 뉴턴 망원경 (Isaac Newton Telescope)을 이용해 퀘이사를 지닌 은하 48개와 퀘이사가 없는 비슷한 은하 100여 개를 관측해 퀘이사가 있는 은하는 다른 은하와 충돌 중이거나 간섭을 받는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특히 type 2 퀘이사가 이런 형태인 것으로 보입니다.
우주 초기에는 은하의 가스 밀도만 높았던 것이 아니라 은하의 숫자도 지금보다 많고 은하의 밀도도 높았습니다. 그때는 아직 지금처럼 우주가 팽창하기 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직 은하들이 충돌을 통해 거대 은하로 성장하기 전이기도 합니다.
은하 충돌이 일어나면 막대한 양의 가스가 서로 충돌하면서 밀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질량과 물질이 있는 은하 중심부의 물질 밀도는 더 높아지게 됩니다. 여기서 은하 중심의 거대 질량 블랙홀은 밀려드는 물질을 소화하지 못하고 대부분을 강력한 제트로 뿜어내게 됩니다. 이렇게 뿜어낸 물질은 은하의 성장을 조절하고 가스를 외부로 다시 분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이유로 퀘이사는 대부분 우주 초기, 혹은 우주 먼 곳에서 발생하지만, 과학자들은 먼 미래에 우리 은하에서도 비슷한 이벤트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대형 은하인 우리 은하가 역시 대형 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와 가까워지면서 충돌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그때는 태양도 수명을 다해갈 것이고 인류도 존재하지 않겠지만, 어딘가 먼 우주의 지적 외계 천문학자가 그 빛을 관측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4-astronomers-year-mystery-quasars-powerful.html
J C S Pierce et al, Galaxy interactions are the dominant trigger for local type 2 quasars,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2023). DOI: 10.1093/mnras/stad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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