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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를 두 배로 늘린 대레이더 미사일 AGM-88G AARGM-ER



 (US Navy F/A-18 Super Hornet carries the AARGM-ERUS. Credit: Navy)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방공망을 침묵시킨 미사일이 AGM-88 '고속 대방사 미사일(HARM, High-speed Anti-Radiation Missile)'입니다. 레이더를 발신하는 안테나를 특정해 미사일로 공격하기 때문에 스텔스 전투기가 아닌 4세대 이하 전투기와 각종 군용기들이 훨씬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압도적인 공군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미국이 가장 사랑하는 무기이지만, 어느 나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이미 호주, 독일, 그리스, 이스라엘, 사우디 아라비아, 대만, 터키, 이탈리아, 그리고 한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 도입되어 있습니다.

최근 노스롭 그루만은 AGM-88G의 사거리 연장형인 Advanced Anti-Radiation Guided Missile Extended Range (AARGM-ER)의 테스트를 마쳤다고 발표했습니다. AARGM-ER은 기존의 고체 로켓 엔진을 램제트 엔진으로 교체해 최대 사거리를 300km 정도로 기존의 두 배 이상 늘렸습니다. 따라서 F-35 같은 스텔스 전투기만이 아니라 F/A-18도 훨씬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GPS와 밀리미터 웨이브 시커의 도움으로 AGM-88G는 레이더가 꺼진 상태에서도 목표를 추적할 뿐 아니라 안테나 이외에 레이더 컨트롤 시설 등도 파악해서 파괴할 수 있습니다. AGM-88G AARGM-ER는 2024년부터 실전 배치될 예정입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스텔스 전투기 이상으로 중요한 무기가 이런 방공망 제압 무기인 것 같습니다. 어차피 레이더가 없거나 있어도 미사일이 무서워서 켤 수 없다면 모든 군용기가 스텔스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ilitary/northrop-grummans-anti-radiation-missile/

https://en.wikipedia.org/wiki/AGM-88_H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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