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ssigyrinus was well adapted for life as an aquatic predator. Credit: Bob Nicholls)
(The process of fossilisation has caused specimens of Crassigyrinus to become compressed.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Bone fragments from multiple specimens were used to interpret how the skull would have looked. Credit: Porro et al.)
(이 연구 전에 발표된 크리시지리누스의 과거 복원도. Crassigyrinus scoticus, a carboniferous early tetrapod from Scotland. Nobu Tamura (http://spinops.blogspot.com) )
고생대 데본기에 초기 사지류들은 네 발을 진화시켜 육지로의 상륙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지류의 조상들이 네 발을 적극 사용해서 육지로 올라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초기 사지형류 중 하나인 견두류 (Stegocephalia) 가운데 3억 3천 만 년 전 석탄기의 습지와 얕은 민물 환경에 살았던 대형 포식자인 크라시지리누스의 경우 앞다리가 극단적으로 짧아지면서 거의 물 속에서 사냥을 하는 방식으로 진화했습니다. 이 내용은 앞서 포스팅을 통해 소개한 바 있으며 제 책인 포식자에서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251059295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그런데 진짜 올챙이 비슷한 복원도에도 불구하고 사실 크라시지리누스의 두개골은 심각하게 눌려 변형된 상태라 실제 모습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로라 포로 박사 (Dr. Laura Porro of UCL)가 이끄는 연구팀은 박물관에 보관 중이던 크라시지리누스의 두개골을 고해상도 CT로 파괴하지 않고 찍은 후 이를 다시 3차원적으로 복원해 실제 모습이 어땠는지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크라시지리누스의 두개골은 현생 동물 가운데서 악어와 가장 비슷한 형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거에는 곰치와 비슷한 형태로 복원되었으나 실제로 악어와 비슷한 서식 환경을 생각하면 악어 같은 형태를 지니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라시지리누스의 두개골에는 여러 개의 주름이 있어 많은 근육이 붙을 수 있었으며 이를 이용해서 날카로운 이빨이 잔뜩 있는 입으로 먹이를 사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큰 눈과 함께 정확한 용도를 알 수 없는 구멍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아마도 생체 전기를 감지하는 로스트랄 기관 (rostral organ)이나 야콥슨 기관 (Jacobson's organ) 이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크라시지리누스는 혼탁한 물에서도 큰 눈과 추가적인 감각기관을 통해 먹이를 찾고 사냥감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크라시지리누스는 몸길이 2m가 넘는 포식자로 당시에는 가장 큰 사지 동물 중 하나였습니다. 그 진화계통상의 위치는 애매하긴 하지만, 아예 시작부터 물로 다시 되돌아간 사지류가 있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습니다. 물속이 생물체가 더 살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에 수억 년에 걸쳐 육지 척추 동물들이 계속해서 바다와 강으로 돌아갔기 때문입니다.
다만 티라노사우루스를 생각나게 만드는 크라시지리누스의 작은 앞다리는 대체 무슨 용도였을지도 궁금해지는 소식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5-scottish-fossils-reconstructed-reveal-ancient.html
https://en.wikipedia.org/wiki/Crassigyrinus
Laura B. Porro et al, Computed tomography and three-dimensional reconstruction of the skull of the stem tetrapod Crassigyrinus scoticus Watson, 1929, 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2023). DOI: 10.1080/02724634.2023.218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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