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 후 폐허가 된 세상을 다룬 게임을 보면 종종 방서선 중독을 막아주거나 치료해주는 약물이 등장합니다. 덕분에 주인공은 치명적인 방사선 피폭에도 금방 회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실에는 그런 약물이 없지만, 핵무기나 혹은 핵폐기물 유출 사고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안된 약물은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약물이 영양제로도 사용되는 아이오딘화 칼륨 (potassium iodide)일 것입니다. 아이오딘화 칼륨은 방사성 요오드 동위원소가 갑상선으로 가는 것을 방지해 치명적인 방사선 피폭을 막아줍니다. 하지만 모든 방사성 동위원소의 흡수를 막아주지는 않기 때문에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미국의 비영리 과학 연구소인 SRI International의 폴리 창 박사 (Polly Chang, Senior Scientific Director)가 이끄는 연구팀은 위험한 방사성 동위원소와 결합해 세포 속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고 몸 밖으로 쉽게 배출될 수 있게 돕는 새로운 약물 후보 물질인 HOPO 14-1를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미국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의 지원을 받아 HOPO 14-1의 임상 실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HOPO 14-1의 약물 작용 작용 기전은 사실 이미 방사선 피폭 치료제 및 보호제로 사용되는 DPTA (diethylenetriamine pentaacetate)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주사제 혹은 네뷸라이저 형태로 투여하는 대신 경구용 알약으로 투여할 수 있어 복용 편의성의 크게 늘어날 뿐 아니라 핵전쟁이나 핵물질 유출 사고 등 위급 사태 시 사용하기에 더 적합합니다.
DPTA : https://www.cdc.gov/nceh/radiation/emergencies/dtpa.htm
물론 실제로 방사선에 노출시킨 후 이 약물을 사용하는 임상 시험은 불가능하지만, 이 약물을 투여해도 다른 부작용이 없는지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임상 시험을 필요합니다. 임상 시험을 통과하면 아마도 비상 약물로 비축되었다가 불의의 사고에서 실제 효과가 있는지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아무튼 폴아웃 시리즈가 생각나는 약물 같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dirty-bomb-radiation-antidote-human-trials/
https://www.sri.com/story/sris-radioactive-contamination-treatment-is-now-in-its-first-in-human-tri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