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arnivorous leaf of Triphyophyllum peltatum with glands excreting a sticky liquid to capture insect prey. Credit: Traud Winkelmann / Universität Hannover)
(When Triphyophyllum peltatum enters the liana stage, the plant forms leaves with two hooks at the tip as a climbing support. Credit: Traud Winkelmann / Universität Hannover)
식물은 기본적으로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직접 생산하는 독립 영양 생물이지만, 항상 그렇듯 예외가 있습니다. 다른 식물의 양분을 가로채는 기생 식물이나 부족한 영양소를 곤충을 통해 섭취하는 식충 식물이 그런 사례입니다.
아프리카 서부에 자생하는 Triphyophyllum peltatum 역시 그런 식충 식물 중 하나이지만, 다른 식충 식물과 한 가지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항상 곤충을 잡는 게 아니라 미량 영양소가 부족한 상황에서만 식충 식물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T. peltatum는 기본적으로 덩굴 식물로 본래는 곤충을 잡기 위한 덫이 없습니다. 하지만 영양소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곤충을 잡기 위한 덫 역할을 할 잎과 줄기를 만듭니다. 여기에는 끈끈한 액체가 붙어 있어 멋모르고 접근한 곤충을 붙잡고 소화시킵니다.
영양 상태가 호전된 후에는 덫 잎에 있는 갈고리만 덩굴을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점차 사라져 보통의 덩굴 식물로 돌아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식충 식물 가운데 이런 변신 능력을 지닌 것은 T. peltatum 뿐입니다.
T. peltatum 은 췌장암, 백혈병, 말라리아 치료제 후보 물질 같은 독특한 물질을 많이 가지고 있어 많은 연구가 이뤄졌으나 식충 식물로 변신하는 기전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었습니다.
독일 하노버 대학 및 뷔르츠부르크 대학 (Leibniz Universität Hannover (LUH) and Julius-Maximilians-Universität Würzburg (JMU))의 과학자들은 T. peltatum를 직접 재배해 그 비밀을 풀어냈습니다. 평범한 식물이 식충 식물로 변신을 결심한 원인 물질은 바로 인 (phosphorus)이었습니다.
인은 생명 활동에 없어서는 안되는 핵심 미량 영양소로 비료에도 꼭 필요한 물질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강수량이 많고 식물도 많는 아프리카의 열대 토양에는 종종 인이 부족해집니다. 따라서 T. peltatum는 인과 다른 미량 영양소를 흡수할 목적으로 잠시 동안 식충 식물이 되는 것입니다.
보통 식충 식물은 물과 햇빛은 풍부한데 미량 영양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진화했습니다. T. peltatum는 그 중간 정도 환경에서 상황에 맞춰 변신하는 드문 식물로 자연의 놀라운 적응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5-deficiency-rare-tropical-appetite-meat.html
Traud Winkelmann et al, Carnivory on demand: phosphorus deficiency induces glandular leaves in the African liana Triphyophyllum peltatum, New Phytologist (2023). DOI: 10.1111/nph.18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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