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roscopic observation of a section of Devonian fossil wood containing tyloses and detail of an area showing several tyloses (arrows) produced by parenchyma cells (P) inside a conductor cell (C); scale: 0.05 mm (50 µm). Credit: A-L Decombeix.)
우리 몸에 상처가 나면 피가 나면서 일차 방어 시스템이 작동합니다. 바로 혈액 속의 혈소판과 응고 인자들이 굳으면서 혈전을 형성해 추가 출혈을 막고 세균의 침투를 막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면역 및 지혈 시스템은 동물만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식물 역시 상처나거나 손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분의 손실을 막고 세균 침투를 차단하기 위해 혈전과 같은 특별한 구조물을 만듭니다. 바로 타일로스 (tylose) 입니다.
타일로스가 정확히 어느 시기에 진화했는지는 모르지만, 식물이 육상으로 올라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진화했을 것은 분명합니다. 세균이야 바다에서도 침투하겠지만, 육지에서는 빨리 수분이 새는 걸 막지 않으면 말라 죽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의 칼라 하퍼 박사 (Carla J. Harper) 연구팀은 아일랜드의 훅 헤드 반도 (Hook Head Peninsula)의 데본기 말기 지층에서 타일로스의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사진에서 화살표) 3억 6천만 년 전 이 지역에는 아직 척추동물이 상륙하기 전이기 때문에 초식 동물의 공격을 받을 일은 별로 없었고 날아다니는 곤충이나 식물을 갉아먹는 애벌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 물리적 요인에 의해 식물이 절단되고 상처나는 일은 흔했을 것입니다. 이때 수분과 영영분의 유출을 막고 세균과 곰팡이의 침투를 막는 일은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Archaeopteridalean progymnosperms라고 명명된 고대 식물도 역시 마찬가지 이유에서 타일로스 구조를 만들어 자신의 몸을 지켰던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 progymnosperms는 최초의 나무 같은 식물로 큰 줄기와 가지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바람이나 기타 물리적 요인에 의한 상처가 흔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식물이 환경에 수동적으로 흔들리고 초식 동물에 의해 뜯어 먹힌다고 생각하지만, 수동적인 자세로는 거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이들 역시 다양한 방어 수단을 진화시켰고 그 시기가 식물이 육상에 진출한 지 얼마 안된 시기라는 사실은 당연해 보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4-million-year-old-irish-fossil-oldest-evidence.html
Anne-Laure Decombeix et al, Fossil evidence of tylosis formation in Late Devonian plants, Nature Plants (2023). DOI: 10.1038/s41477-023-01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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