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공룡이 머리를 식히는 방법



(Gigantic dinosaurs like the sauropod Diplodocus, which weighed over 15 tons and was longer than an 18-wheeler truck, would have had problems with potentially lethal overheating. Hot blood from the body core would have been pumped to the head, damaging the delicate brain. New research shows that in sauropods, evaporation of moisture in the nose and mouth would have cooled extensive networks of venous blood destined for the brain. Other large dinosaurs evolved different brain-cooling mechanisms, but all involving evaporative cooling of blood in different regions of the head. Credit: Life restoration by Michael Skrepnick. Courtesy of WitmerLab at Ohio University.)

(Recent research by Porter and Witmer has shown that different dinosaur groups had different thermal physiological strategies to help moderate brain temperatures in the face of high heat loads. Evaporatively cooled blood in different sites of heat exchange was shuttled to the brain region to help moderate brain temperatures. This 3D model generated by Ryan Ridgely replicates the content of Figure 1 of Porter & Witmer (2019). Small-bodied dinosaurs like Stegoceras had a balanced pattern of blood supply with no particular emphasis on any one site of heat exchange whereas larger-bodied dinosaurs had a more focused thermal strategy, emphasizing blood flow to the nasal region (Euoplocephalus), oral & nasal regions (Camarasaurus), or the antorbital air sinus (Majungasaurus). Development of focused thermal strategies is associated with the evolution of large body sizes. Credit: Courtesy of WitmerLab at Ohio University.)


 공룡이 온혈 동물이었는지 혹은 중온 동물이었는지는 아직도 논쟁이 있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고생물학자들이 공룡이 대사가 느린 파충류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이들이 얼마나 완전한 온혈성을 지녔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대형 공룡들이 뇌를 식혀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뇌는 대사량이 많아 열 발생이 많은 장기임과 동시에 열이 민감한 장기입니다. 이점은 상대적으로 뇌가 큰 수각류 공룡 뿐 아니라 용각류 초식 공룡에게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덩치가 클수록 많은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뇌를 식힐 수 있는 냉각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인간은 물론이고 많은 육상 척추동물들이 열을 식힐 수 있는 체온 조절 시스템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멸종 동물인 공룡의 냉각 시스템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오하이오 대학의 루거 포터 (Ruger Porter)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해부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공룡들의 냉각 방식을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작은 공룡들은 뇌를 냉각시키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뇌 주변 혈관이나 구강 및 비강은 균형 잡힌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냉각을 위해 특정 부분이 커진 증거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형 공룡들은 다양한 냉각 시스템을 발전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대형 초식 공룡인 용각류 (sauropod)나 비교적 큰 초식 공룡인 안킬로사우루스 (ankylosaurs)는 열을 식히기 위한 용도임이 분명한 큰 비강 (naval cavity)와 구강 (oral cavity)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포유류처럼 땀을 흘려 열을 식히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코와 입으로 공기를 지나가게 하고 체액을 증발시켜 열을 식히는 구조였습니다. 이를 위해 매우 큰 공간과 풍부한 혈관이 발달했습니다. (사진 참조)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대형 공룡들이 단일 조상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사실 모두 작은 크기의 조상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한 후손들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열을 식히는 시스템 역시 독자 진화한 것으로 조금씩 형태가 다릅니다. 디플로도쿠스 같은 대형 용각류의 경우 비강과 입이 큰 편인 반면 안킬로사우루스는 비강만 큰 형태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대형 수각류의 경우에는 콧구멍 가까이에 큰 부비동 (sinus)가 있어 열을 식힙니다. 


 이와 같은 복잡한 구조는 공룡의 생리학적 구조가 꽤 복잡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대형 초식 공룡은 상대적으로 뇌가 작아 지능이 낮고 행동이 느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지만, 이들의 뇌 역시 매우 활발하게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비록 오래전 멸종되어 사라진 생물이지만, 과학자들은 비조류 공룡의 실체를 이렇게 하나씩 밝혀 나가고 있습니다. 


 참고 


 Vascular Patterns in the Heads of Dinosaurs: Evidence for Blood Vessels, Sites of Thermal Exchange, and Their Role in Physiological Thermoregulatory Strategies, Anatomical Record (2019).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