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778 - 고대 화성의 오아시스를 발견한 큐리오시티



(Filled with briny lakes, the Quisquiro salt flat in South America's Altiplano represents the kind of landscape that scientists think may have existed in Gale Crater, which NASA's Curiosity rover is exploring. Credit: Maksym Bocharov)


(This animation demonstrates the salty ponds and streams that scientists think may have been left behind as Gale Crater dried out over time. The bottom of the image is the floor of Gale Crater, with the peak being the side of Mount Sharp.Credit: ASU Knowledge Enterprise Development (KED), Michael Northrop)


 큐리오시티 로버는 2011년부터 게일 크레이터를 탐사하면서 많은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과학자들이 예상했던 것처럼 게일 크레이터는 과거 호수가 있었던 장소로 35억년 이전 따뜻하고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했던 화성의 과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흐른 후이기 때문에 과거 있었던 일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와 현장 조사가 필요합니다. 큐리오시티는 이동 연구소로 화성에 직접 갈 수 없는 과학자들을 대신해서 현장에서 자료를 수집해 그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했습니다. 


 캘리포니아 공대의 윌리엄 라핀 (William Rapin of Caltech)과 그 동료들은 큐리오시티가 보내온 데이터를 종합해 과거 게일 크레이터 내부에 있었을지 모르는 오아시스의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게일 크레이터는 37억년 전 발생한 거대 소행성 충돌의 결과로 생긴 지름 150km의 대형 크레이터입니다. 


 게일 크레이터가 생길 당시 화성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표면에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크레이터 가장 자리에는 강이 생기고 바닥에는 호수가 생겼던 것으로 보입니다. 화성이 점점 건조해짐에 따라 호수는 말랐다가 다시 물이 차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아래 침전물이 쌓이고 점점 바닥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다가 화성이 더 건조해진 이후에는 바람에 의해 모래와 먼지가 쌓여 게일 크레이터 안에 새로운 층을 만들었습니다. 이 모래층은 나중에 풍화되어 내부 층이 노출되게 되는데, 이 시기에 균열을 타고 안쪽에 있던 지하수가 새어 나왔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지구의 사막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동영상 참조) 




(동영상) 


 연구팀은 대략 150m 크기의 퇴적층인 Sutton Island에서 관련된 증거를 확인했습니다. 수톤 아일랜드는 오래전 생선된 퇴적층 위에 새로 생긴 지형으로 미네랄이 풍부한 염수가 증발한 흔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구의 건조한 사막에서 볼 수 있는 마실 수 없는 오아시스로 남미의 사막에 있는 알티플라노 호수 (Altiplano lakes) 같은 염수 호수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튼 이 지형은 화성이 건조해진 이후에도 잠시간은 지하수 덕분에 표면에 물이 존재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는 대기 농도가 너무 낮고 기온도 낮아 액체 상태로 장시간 존재하기는 어렵습니다. 


 게일 크레이터에 고대 호수가 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증거를 종합할 때 거의 확실합니다. 하지만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 상세히 밝히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입니다. 큐리오시티의 활약 덕분에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지질 조사를 하는 것만큼 많은 정보를 얻고 화성의 과거를 재구성할 수 있게 됐습니다. 


 참고 


An interval of high salinity in ancient Gale crater lake on Mars, Nature Geoscience (2019). DOI: 10.1038/s41561-019-0458-8 ,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1-019-0458-8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근육 떨림을 막는 전자 임플란트

  (Three of the muscle-stimulating implanted electrodes – these ones are attached to silicone tubes which were used to more easily extract them from test subjects' bodies once the study was completed. Credit: Fraunhofer IBMT) ​ (A diagram of the system. Credit: Equinor Open Data License) ​ ​ ​ 근육이 자기 의지와 관계 없이 갑자기 수축하거나 떨림 (tremor, 진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현재까지는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치료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국립 연구 위원회(Spanish National Research Council)가 이끄는 독일, 아이슬란드, 영국, 미국 의 과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 ​ 이 연구는 국제 과학 컨소시엄인 EXTEND 프로젝트의 일부로 신체에 신경 신호를 조절하는 전극을 넣어 움직임을 조절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 방법은 간단합니다. 생체 적합 물질로 만든 길이 3cm, 지름 1mm 크기의 백금-이리듐/실리콘 (platinum-iridium/silicone) 임플란트를 근육 속에 넣습니다. 각 임플란트엔 센서와 액추에이터 역할을 할 두 개의 전극이 있습니다. 외부에 있는 전극은 전원을 공급하는 기능도 합니다. ​ ​ 이 임플란트는 근육의 떨림이나 이상 동작을 파악하면 신호를 보내 움직임을 멈추게 합니다. 초기 임상 실험 결과는 1-2시간 정도 작동으로도 더 긴 시간동안 떨림 증상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게 될지는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이르지만, 먼가 사이버펑크의 세계가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은 전자 임플란트 같습니다. ​ ​ 참고 ​ ​ https://newatlas.com/health-w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