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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의 크레이터에서 발견된 고대 생명 활동의 흔적


(Maps of the Siljan impact structure and study locations. a Map of Sweden with the Siljan area indicated. b Geological map of the Siljan impact structure with locations of the cored boreholes and the quarry sampled for mineral coatings indicated, along with the sedimentary units in the crater depression, towns, lakes (white) and roads (black lines). Gas compositions exist from boreholes VM2 and VM5 (located adjacent to VM2). Credit: Nature Communications, 2019)


 생물이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다양한 미생물이 번성하고 있습니다. 섭씨 수백도의 열수가 올라오는 심해 열수 분출공이나 방사선이 높은 환경인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수에서도 미생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가장 놀라운 장소는 아마도 거대한 소행성이 충돌한 크레이터의 깊은 균열일 것입니다.


 당연히 대형 소행성 충돌 직후에는 모든 생명체가 사멸할 수밖에 없지만, 이후 남은 크레이터는 생명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크레이터가 지각에 만든 균열을 타고 물과 유기물, 그리고 미생물들이 지각 깊숙한 장소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웨덴 린네 대학의 헨리크 드레이크 (Henrik Drake, of the Linnaeus University, Sweden)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럽에서 가장 큰 크레이터인 스웨덴 중부의 Siljan 크레이터를 조사했습니다. 이 크레이터는 지름 50km의 대형 크레이터로 4억년 전 지구에 충돌한 소행성의 흔적입니다. 과거 이 지역에서 석유 등 천연자원을 채취하기 위해 시추가 이뤄졌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얻은 암석 샘플을 조사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미생물이 만든 부산물인 탄산칼슘 (calcium carbonate) 및 기타 황화물 결정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서 탄산칼슘으로 이뤄진 가장 대표적인 탄산염 광물인 방해석(calcite)의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 측정결과 2200-8000만년 전 형성되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를 근거로 연구팀은 소행성 충돌 후 무려 3억년 이후에도 소행성 충돌의 여파로 생성된 균열 속에 생명체가 살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가 흥미로운 사실은 미생물이 극한적인 환경에서 살 수 있다는 것만은 아닙니다. 화성이나 태양계의 다른 천체에서 어쩌면 이런 소행성 충돌 후 생긴 깊은 균열이 생명체에게 피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화성 생명 탐사에서 지하 깊숙한 곳을 시추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나름 재미있는 가설이지만, 아마도 검증하는데는 오랜 세월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참고 


 Drake et al., Timing and origin of natural gas accumulation in the Siljan impact structure, Sweden, Nature Communications, 2019 www.nature.com/articles/s41467-019-12728-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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