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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엔지니어링 신장




 메사추세츠 종합 병원 (MGH :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 의대의 주요 교육 병원  ) 의 재생 의학 센터 (Regeneration Medical Center) 를 이끌고 있는 해럴드 오트 (Harald Ott, MD, PhD ) 와 이 연구의 주 저자인 Jeremy J. Song 을 비롯한 그의 연구팀은 바이오엔지니어링 (Bioengineering) 을 이용한 이식 신장 모델을 동물에서 성공시켜 이를 Nature Medicine 온라인 판에 발표했습니다.  


 이들의 연구가 놀라운 점은 바로 살아있는 쥐 (rat) 의 신장을 떼어낸 다음 이를 특수 용액에 담궈서 세포를 모두 제거하고 결합조직만 남긴 후 다시 세포 배양을 통해 인공 신장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오트 박사는 미네소타 대학에서 연구 중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이와 같은 연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신장은 사구체를 비롯해서 토리세관, 콩팥세관고리, 먼쪽세관, 집합관 등 매우 복잡한 여과기 기능을 가진 네프론이 백만개 이상 존재하며 여기에 다른 여러 해부학적 조직들이 존재하는 꽤 복잡하게 생긴 장기입니다. 혈액에서 노폐물을 걸러주는 기능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외에도 전해질 균형 유지, 산-염기의 균형 유지 및 여러가지 호르몬 분비 기능 등 인간의 생존에 없어서는 안되는 기능을 하는 장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수많은 환자들이 말기 신부전으로 인해 투석을 받거나 혹은 신장 이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장 이식의 경우 일단 공여자가 매우 제한되어 있어 필요한 모든 사람이 이식을 받을 수 없고 일단 이식을 받게 되면 면역 억제제의 부작용으로 다양한 기회 감염과 이식신 거부 반응의 위험성이 있게 됩니다.  


 이식시 면역 억제제가 필요없고 거부 반응도 염려 없는 인공 신장을 만들 수 있다면 의학적으로 매우 획기적인 진전이 이루어지는 셈이지만 신장은 앞서 이야기 했듯이 매우 복잡한 장기이기 때문에 장기간 체내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인공 신장을 이식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들기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사실상 이와 같은 기계를 공학적으로 만드는 일은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기계 공학적으로 어렵다면 다른 방향으로 접근을 해볼 수 있을 텐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바이오엔지니어링입니다. 이 기술은 생물학적인 방법을 기반으로 인공 장기를 만들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번 MGH 의 연구자들은 쥐의 신장을 꺼낸 후 일단 세포를 제거하고 남은 결합 조직을 일종의 주형으로 삼아서 여기에 다른 쥐의 세포를 배양해서 인공 신장을 만들었습니다. (신장 같은 복잡한 장기를 단순 세포 배양으로 키워낸다는 것은 불가능 하기 때문에 이런 기술을 사용) 이 기술을 응용하면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하는 사람의 세포를 배양한 후 이식신에 옮기는 일이 가능합니다. 이로 인한 큰 장점은 이식 거부 반응이나 혹은 면역 억제제의 필요성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MGH 의 연구팀이 만든 바이오엔지니어링 이식 신장 This is a previously decellularized rat kidney after reseeding with endothelial cells, to repopulate the organ's vascular system, and neonatal kidney cells. (Credit: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Center for Regenerative Medicine) )  


 이 인공 신장은 생체외 (in vitro) 에서 정상적으로 작동을 확인했고 다른 쥐의 체내 (in vivo) 이식시에도 소변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인간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다른 포유류 (예를 들어 돼지 등) 의 신장에 인간의 세포를 이식해서 인공 신장을 만들거나 혹은 다른 사람의 신장을 이식 받더라도 면역 억제의 필요성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인간에 응용할 정도까지 기술이 성숙되려면 앞으로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재는 작은 스케일의 동물 실험에서만 성공한 케이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급하게 낙관적인 기대를 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획기적인 방식인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과연 미래에 진짜 이런 바이오엔지니어링 인공 장기가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 지는 기다려 봐야 알 수 있겠지만 말이죠.  



 참고 




Journal Reference:

  1. Jeremy J Song, Jacques P Guyette, Sarah E Gilpin, Gabriel Gonzalez, Joseph P Vacanti, Harald C Ott. Regeneration and experimental orthotopic transplantation of a bioengineered kidneyNature Medicine, 2013; DOI: 10.1038/nm.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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