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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생각이 옳았다. 전 세계 계단식 비탈 지형은 초식동물 때문


 (A cow in its natural habitat. Terracette morphology. Terracettes are recognized as periodic landscape patterns that exhibit long, contour-following pathways along hillslopes. Each terracette step consists of a flat tread and a sloped riser, with adjacent steps often interconnected by shorter sloped ramps. (A) A diagram illustrating a hillside with major slope angle , featuring terraced steps made of treads and risers. (B) A particularly striking example of terracettes in Wiltshire, England )



(Agent behavior over a single time step. Credit: 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 (2026). DOI: 10.1098/rsif.2025.0451)



(Agent-centric energy landscape on a sloped terrain. Credit: 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 (2026). DOI: 10.1098/rsif.2025.0451)

세계 곳곳의 비탈면애는 마치 계단식 논 같은 구조들에 반복적으로 발견됩니다. 찰스 다윈은 1881년에 출판된 "지렁이의 작용을 통한 식물성 토양의 형성 및 그 습성에 대한 관찰 " (The Formation of Vegetable Mould, through the Action of Worms) 이라는 책에서 "세계 여러 지역의 가파른 풀밭 경사면에서 하나씩 겹쳐 쌓인 작은 수평 턱들이 관찰되었다"라고 기술했습니다.

뛰어난 관찰력과 통찰력을 지닌 과학자인 찰스 다윈은 이것이 동물, 특히 풀을 먹는 대형 초식동물의 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 "이러한 턱들은 동물들이 풀을 뜯어 먹으면서 같은 수평선을 따라 반복적으로 경사면을 이동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여겨져 왔으며, 실제로 동물들이 그렇게 이동하며 턱들을 이용하는 것은 확실하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이후 과학자들은 이런 계단식 지형 형성에 대해서 두 가지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는 토양과 암석이 천천히 아래쪽으로 이동하면서 형성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양, 소, 기타 초식 동물들이 반복적으로 지형을 밟으면서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조지아 공과대학교와 콜로라도 볼더 대학교 바이오프론티어 연구소의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and BioFrontiers Institute at the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연구팀은 동물의 움직임과 그것이 언덕의 형태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하여 테라세트(Terracettes)라고 불리는 계단식 지형의 100년 묵은 수수께끼를 풀고자 시도했습니다.

연구의 주 저자인 벤자민 셀렙 (Benjamin Seleb)과 동료들은 왕립학회지(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 에 발표된 논문에서 먹이를 찾으면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피하는 단순한 동물 행동이 계단식 경작지와 같은 테라세트 지형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시행했습니다. 시뮬레이션 모델에서 동물의 움직임은 일련의 간단한 수학적 규칙을 따랐습니다. 가상 초식동물은 먹이를 많이 먹는 것과 에너지를 최대한 덜 소모하게 행동한다고 가정했습니다.

연구팀은 모형 동물을 풀어놓고 동물의 움직임이 비탈면의 모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동물들이 수천 걸음을 걷고 나서 옆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더 강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비탈면은 점차 모양이 변하며 계단식 패턴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연구팀은 패턴이 얼마나 질서정연한지를 수치로 나타내는 간단한 '일관성' 점수를 고안했고, 시뮬레이션한 경사면을 전 세계의 소와 염소가 다니는 길의 실제 사진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시뮬레이션이 실제 모습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급경사에서는 직진(상하)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가로로 이동하는 것이 에너지 효율이 높습니다. 계속해서 가로로 이동하는 동물의 발걸음은 토양을 다지고, 식생을 줄여서 지형의 에너지 경사(Energy Landscape)를 변화시킵니다. 결국 나중에 오는 동물도 같은 경로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방법이 되면서 이런경향이 강화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스티메르기적 피드백(Stigmergic Feedback)이라고 합니다. 서로 조율하거나 통제하지 않지만, 한 동물이 밟은 땅은 다음 동물이 지나가기 더 쉬워지거나(또는 에너지 비용이 낮아져) 매력적인 경로가 됩니다. 이러한 간접적인 환경 수정을 통한 행동 유도가 반복되면서 무질서한 개체 움직임이 질서 있는 패턴으로 조직화되는 것입니다.

생각 못했던 이야기인데, 무작위적 행동에서 질서가 생긴다는 자연의 놀라운 비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동시에 다윈의 뛰어난 관찰력과 통찰력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는 사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7-darwin-150yearold-hillside-mystery-virtual.html

Benjamin Seleb et al, Moo-ving mountains: grazing agents drive terracette formation on steep hillslopes, 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 (2026). DOI: 10.1098/rsif.2025.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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