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지배 파충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새로운 화석


 (About the size of a small alligator, the Silescelida acristata lived 240 million years ago and holds clues to the origin of animal groups that would transform terrestrial ecosystems forever. Credit: Matheus Fernandes, from Scientific Reports (2026). DOI: 10.1038/s41598-026-53740-9)

공룡과 악어, 조류를 포합하는 파충류의 큰 그룹이 지배파충류 혹은 조룡류 (archosaurs)입니다. 조룡류와 그 근연 그룹은 트라이아스기 초기에 빠르게 진화해 결국 중생대를 지배하는 육상 생물이 됐습니다. 다만 조룡류의 초기 진화에 대해서는 화석이 충분히 발굴되지 않아 아직 잘 모르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브라질 산타마리아 연방대학교(UFSM)의 콰르타 콜로니아 고생물학 연구센터(CAPPA/UFSM) 연구팀과 리우그란데두술 연방대학교(UFRGS) 및 리우그란데두술 교황청립 가톨릭대학교(PUCRS) 합동 연구팀은 리우그란데 두술 주 중부에 있는 도나 프란시스카 (Dona Francisca, in central Rio Grande do Sul)의 유네스코 콰르타 콜로니아 지질공원 (UNESCO Quarta Colônia Geopark)에서 이 공백을 메울 새로운 화석을 찾아냈습니다.

실레스셀리다 아크리스타타(Silescelida acristata)라는 이름이 붙은 신종 조룡형류 (archosauriform)로 약 2억 4천만 년 전 중기 트라이아스기 시대에 살았습니다. 실레스셀리다 아크리스타타가 살았던 시대에는 육상 생태계가 약 2억 5200만 년 전에 발생한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 사건 에서 여전히 회복 중이었습니다. 이렇게 대멸종이 온 직후에는 생태계에 큰 빈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새로운 생물이 진화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치 공룡 멸종 후 포유류가 빠르게 진화한 것과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이 시기 등장한 실레스셀리다 아크리스타타는 비교적 작고 날씬한 동물로 네 발로 움직였습니다. 크기와 외형은 작은 악어와 비슷합니다. 물론 공룡이나 악어는 아니었지만, 이 생물은 이들 집단의 기원 이전에 등장한 친척으로 조룡류의 초기 진화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실레스셀리다 아크리스타타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대퇴골, 즉 허벅지 뼈에 있습니다. 발견된 뼈가 적긴 하지만 이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왜냐하면 이 화석이 실레스셀리다는 다리를 옆쪽이 아닌 몸통 아래쪽에 위치시켜 반쯤 직립한 자세를 취했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도마뱀처럼 몸통 옆에 붙은 다리 대신 반직립형 다리는 더욱 효율적인 이동을 가능하게 하고 몸이 지면을 가로지르며 움직일 때 발생하는 저항을 줄입니다. 후손인 공룡은 완전 직립형 다리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는 중간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화석입니다. 그리고 악어처럼 네 발로 기는 방식이 어쩌면 나중에 진화한 특징일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합니다.

계통발생학적 분석에 따르면 실레스셀리다는 유파르케리대과(Euparkeriidae)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 그룹과 관련된 화석은 주로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대륙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남아메리카에서 실레스셀레디가 발견됨으로써 이 그룹의 지리적 분포 범위가 크게 확장되었습니다. 이는 이들 파충류가 화석 기록이 보여주는 것 보다 트라이아스기 동안 전 세계에 더 널리 분포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주요 육상 척추동물 집단의 기원과 다양화 연구에 있어 남아메리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레스셀리다 아크리스타타의 발견 역시 특이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석의 일부, 특히 그 기원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부분이 20년 넘게 우연히 분실됐었기 때문입니다. 2022년이 되어서야 리우그란데두술 교황청 가톨릭 대학교(PUCRS)의 과학 표본 소장처를 기술 방문하던 중 연구원들이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냈습니다. 이 재발견을 통해 표본의 출처를 확인하고 새로운 종으로 정식 기재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속 (genus) 명칭 역시 이 역사를 반영해 지어졌습니다. 실레스셀리다(Silescelida)는 "침묵"과 "다리"를 뜻하는 단어들을 결합한 것입니다. "침묵"은 화석의 일부가 오랫동안 잊혀져 있었던 기간을 의미하고, "다리"는 주로 사지 뼈로 구성된 보존된 물질의 유형을 의미합니다.

반명 종명인 아크리스타타(acristata)라는 이름은 "볏이 없는"이라는 뜻입니다. 이 이름은 이 동물의 대퇴골에 꼬리 근육의 일부가 부착되는 부위인 융기된 뼈 돌기(대전자)가 없기 때문에 붙여졌습니다. 이는 다른 근연종과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2억 4천만 년 전 작았던 파충류가 어떻게 지구 생태계를 지배하는 그룹이 되었는지는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화석들이 발굴되면서 점점 초기 기원에 대한 정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지역에서 새로운 발견이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참고

Maurício S. Garcia et al, A new eucrocopodan archosauriform from the Middle Triassic of southern Brazil and the phylogeny of Euparkeriidae, Scientific Reports (2026). DOI: 10.1038/s41598-026-53740-9

Journal information: Scientific Reports

https://phys.org/news/2026-07-reptile-fossil-brazil-common-dinosaurs.html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