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영상에서 소개한 것처럼 태양의 총 에너지 출력, 즉 광도는 수십억 년마다 약 10%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당장에는 눈에 띄는 영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런 변화가 누적되면 지구는 태양이 수명을 다하기 한참 전에 생명체가 살 수 없는 뜨거운 행성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태양의 밝기 변화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가 바로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입니다. 이산화탄소는 지구 대기의 0.04%에 불과하지만, 이산화탄소의 온실 효과가 없다면 현재 지구 기온은 평균 영하 18도에 불과합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큰 관점에서 보면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으며 이것이 태양 에너지 증가에 의한 극단적 온도 상승을 일부 완화하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는 자연적으로 규산염 풍화 작용, 즉 암석, 빗물, 이산화탄소가 화학 반응을 일으켜 칼슘과 중탄산염을 생성하는 과정을 통해 대기에서 제거됩니다. 이 물질들은 결국 강을 따라 흘러가 해저에 탄산칼슘으로 침전됩니다.
지질 순환을 통해 이 탄소는 화산 폭발을 통해 대기 중으로 다시 나타나지만, 지구 역사를 보면 이산화탄소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규산염 풍화 작용으로 매년 약 1억 3천만 톤의 탄소가 제거되는 반면, 인간은 그보다 약 90배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분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피할 수 없으며 지구 기온은 한동안 오를 것입니다.
물론 이런 변화는 지구 전체의 역사와 비교하면 찰나이며 인간이 사라지고 난 후에는 다시 이전처럼 이산화탄소 농도 감소가 이아질 것입니다.
시애틀에 있는 블루 마블 스페이스의 제이콥 하크-미스라와 에릭 울프 (Jacob Haqq‐Misra and Eric Wolf of Blue Marble Space)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Atmospheres) 에 발표된 새로운 논문에서 3차원 지구 순환 기후 모델을 사용하여 장기적인 태양 광도와 대기 중 CO₂ 농도를 분석하고 지구 식물의 미래를 예측 했습니다.
지구 식물은 햇빛을 광합성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종류, 즉 C3 식물, C4 식물, 그리고 CAM 광합성 식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이들의 종 수로 나타낸 상대적인 비율은 각각 약 95%, 3%, 2%입니다. 각 식물은 서로 다른 이산화탄소 결핍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 C3 식물은 대기 중 CO₂ 농도가 약 50ppm 이하일 때 생장이 멈추고 , C4 식물은 약 10ppm 이하일 때, 그리고 CAM 식물은 이보다 더 낮은 농도에서 생장이 멈춥니다. 연구팀은 규산염 풍화 시나리오에 따라 미래 상황을 분석했습니다.
1. 약한 규산염 풍화
이 시나리오에서는 태양이 밝아져 기온이 상승하더라도 규산염 풍화 속도는 약간만 증가해서 결과적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크게 감소하지 않고 현재 값과 거의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로부터 약 15억 년 후까지는 기온이 서서히 상승해서 지구에 식물과 그 식물을 먹는 거주 가능 지역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후 5억 년 후에는 (20억 년 후) 급격한 온난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시점에 이르면 지표면의 거주 가능성은 사라지고, 식물과 같은 복잡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지역은 더 이상 남지 않게 됩니다. 결국 지구는 미생물이 지배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2. 강한 규산염 풍화
이 시나리오에서 연구팀은 지표면 온도를 현재의 288K (켈빈)으로 고정하고, 미래 규산염 풍화 작용이 현재보다 훨씬 강할 것이라고 가정했습니다. 태양의 광도는 20억 년 동안 20% 증가하므로, 강한 풍화 작용으로 대기에서 이산화탄소가 제거되어 이산화탄소 농도가 감소합니다. 이 경우 온도 상승과 이산화탄소 농도 감소라는 두 가지 문제가 겹치면서 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연구팀은 이 두 가지 모델을 2022년에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개발한 특수 3차원 기후 모델인 Exo-CAM을 이용해 분석했습니다. 이 모델은 지구의 먼 과거와 먼 미래를 포함하여 다양한 외계 행성과 광범위한 대기 구성을 분석하는 도구입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식물 생태계가 이전에 추정했던 것보다 더 오랜 기간인 13억 5천만 년에서 18억 6천만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다만 결국 열폭주와 이산화탄소 감소에 의한 파국 자체는 막을 수 없었습니다. 푸른 지구도 결국 영원할 순 없다는 이야기죠.
참고
Jacob Haqq‐Misra et al, Maximum Lifetime of the Vegetative Biosphere,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Atmospheres (2026). DOI: 10.1029/2025jd045586
https://phys.org/news/2026-06-survive-earth-billion-year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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