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1215 - 명왕성에서 관찰된 산사태


 (Location of the identified landslides and detailed views of the individual areas: a) general location map; b-b′) landslide LD1 within Coughlin crater; c-c′) landslides LD2 and LD3 within Giclas crater; d-d′) landslides LD4, LD5, and LD6 within an unnamed crater. Credit: Icarus (2026). DOI: 10.1016/j.icarus.2026.117210)

​

​

뉴 호라이즌스 탐사선이 2015년 7월 명왕성을 지난지 이제 11년 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새로운 과학적 발견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마크로 엠마누엘 디센자 (Marco Emanuele Discenza)와 동료들른 저널 이카루스(Icarus)에 발표한 논문에서 명왕성에서 처음으로 산사태의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 개의 충돌 분화구에 걸쳐 여섯 개의 대규모 산사태가 확인되었습니다.

​

명왕성은 지름 2000km이 비교적 작은 얼음 왜소 행성이지만, 뉴 호라이즌스호가 관측한 명왕성의 표면은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는 명왕성이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얼음 천체가 아니라 지질학적으로 매우 역동적인 천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

연구팀은 가파른 크레이터 벽과 험준한 얼음 지형에서 산사태 (landslide)의 증거들을 수집했습니다. 얼음이나 암석, 흙에 의한 산사태는 지구에서는 매우 흔한 현상이며 화성은 물론 왜소 행성 세레스에서도 관측된 바 있습니다. 다만 이 연구 전에는 확실한 증거가 없었습니다.

​

연구팀은 뉴 호라이즌스의 메인 카메라인 장거리 정찰 이미저(LORRI, Long-Range Reconnaissance Imager)가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들을 재검토했습니다. 이 장치는 픽셀당 약 300미터의 해상도로 명왕성 표면을 포착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사진들을 근접 비행 중에 수집한 고도 지도와 비교 분석했습니다.

​

그 결과 분화구 벽 꼭대기의 초승달 모양 흉터, 거대한 얼음 덩어리, 분화구 바닥에 길게 쌓인 잔해 등 산사태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지형들을 찾아냈습니다. (사진) 이는 카이퍼 벨트에 있는 천체 가운데서는 처음을 포착된 것입니다.

​

연구팀은 각 산사태의 규모도 측정했습니다. 산사태는 1.5~2.2km 깊이에서 무너져 내린 후 최대 14.5km에 달하는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큰 산사태는 약 130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면적을 덮었는데, 이는 작은 도시 하나를 매몰시킬 수 있을 만큼 큰 규모입니다. 작은 천체이지만 매우 큰 얼음 산맥을 지니고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

이런 점을 생각하면 명왕성에는 더 많은 산사태의 흔적들이 있을 것이고 지금도 새로운 산사태 혹은 눈사태가 일어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뉴 호라이즌호가 보내온 이미지의 해상도로는 이보다 작은 규모의 산사태는 포착할 수 없습니다. 언젠가 미래에 다시 명왕성에 탐사선을 보낸다면 고해상도 이미지를 통해 얼마나 자주 산사태 혹은 눈사태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아무튼 태양계에서 가장 거대한 산사태가 발생하는 천체가 아닐까 생각되는 엄청난 규모가 아닐 수 없습니다.

​

​

참고

​

​

https://phys.org/news/2026-07-massive-landslides-icy-pluto.html

​

Marco Emanuele Discenza et al, First geomorphological evidence of landslides on Pluto, Icarus (2026). DOI: 10.1016/j.icarus.2026.117210

​

​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어 비늘을 흉내낸 항공기 스킨 - 에어로샤크

  (출처: 루프트한자 그룹) ​ ​ 몇년 전 소개드린 바 있는 에어로샤크(AeroSHARK)가 유럽 항공 안전국(EASA)으로부터 에어버스 A330-300에 탑재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아 적용 범위를 확장하게 됐습니다. 상어의 비늘을 모방해서 항력을 낮추는 에어로샤크는 가벼운 필름 형태로 부착해서 항공기의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2658782756 ​ 항공기를 잡아당기는 항력 (drag)은 항공기의 연료 소모를 증가시키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여객기의 알루미늄 합금 동체는 만져보면 매끄럽게 느껴지지만, 사실 표면은 미세하게 거친 상태입니다. 비행기가 시속 890km의 속도로 대기를 뚫고 나아갈 때 얇은 공기층이 동체에 달라붙는데, 표면과 이 공기층 사이에는 약 1밀리미터 두께의 아주 작은 틈이 있습니다. 점성 하층이라고 불리는 이 틈은 소용돌이가 무질서하게 뒤섞인 공기 덩어리입니다. ​ 이 얇은 난류층은 표면 마찰 항력을 발생시킵니다. 이는 전체 공기역학적 항력의 약 50%를 차지하며, 성능과 비행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그런데 사실 상어는 수억 년 전부터 기발한 방법으로 물속에서 항력을 낮춰왔습니다. 상어는 작고 이빨처럼 생긴 비늘인 피부치상돌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상어의 몸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이 작은 돌기들은 물이 상어의 몸 위로 흐를 때, 미세한 소용돌이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막습니다. 이렇게 하면 난류가 억제되어 상어가 빠르고 부드럽게 헤엄칠 수 있게 됩니다. ​ ​ 에어로사크는 자연의 디자인을 모방하여 유사한 효과를 냅니다. 이는 상어 이빨 능선의 기하학적 구조와 높이, 간격을 흉내낸 5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홈이 새겨진 인공 고분자 필름입니다. 이 얇은 필름을 비행기 동체에 붙으면 비행당 연료 소비량과 배출량을 1% 줄일 수 있으며, 날개와 꼬리날개에도 붙인 경우 최대 2%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 디스커버 항공은 자사의 에어버스 ...

벽돌 속에 전기를 저장하는 코팅

  ( Red brick device developed by chemists at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lights up a green light-emitting diode. The photo shows the core-shell architecture of a nanofibrillar PEDOT-coated brick electrode. Credit: D'Arcy laboratory, Department of Chemistry,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를 24시간 차질 없이 공급해야 하는 기업과 기관 (예를 들어 병원, 금용기관, 중요 산업 시스템 및 기타 갑자기 시스템을 중지할 수 없는 분야)이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 저장 장치 (ESS)의 수요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풍력과 태양광처럼 에너지 생산량 변동이 심한 에너지원이 보급되면서 값싸고 안전하게 대량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의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대학 줄리오 다르시 ( Julio D'Arcy )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평범한 벽돌에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의 접근법은 전기가 통하는 폴리머 소재인  PEDOT를 코팅해 벽돌 자체를 슈퍼 커패시터 (콘덴서)로 만드는 것입니다. 화학 배터리 대신 슈퍼 커패시터에 전기를 저장하는 연구는 일찍부터 있어왔지만, 흔한 벽돌 소재의 슈퍼 커패시터는 참신한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벽돌에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시도 역시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개 열을 저장하는 방식이었고 전기 자체를 저장하는 방식은 새로운 시도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592595133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인 크기의 벽돌에 PEDOT 소재를 코팅할 경우 최대 10분 정도 LED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