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웅동체인 간흡충 (간디스토마)의 생식기관 Clonorchis sinensis under a light microscope: Notice the uterus; this species is monoecious. Kelidimari at English Wikipedia)
유성 생식은 해로운 돌연변이를 피하면서도 유전적 다양성을 보존할 수 있는 생식 방법으로 다세포 생물에서 보편적 번식 방법입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짝을 찾지 못하면 번식이 힘들어진다는 것이 대표적 한계로 일부 종은 유성, 무성 생식 둘 다 가능하게 진화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유성 생식을 하던 종도 무성 생식으로 노선을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성 생식으로 진화한 생물은 뮐러의 톱니바퀴(Muller's Ratchet)'라는 문제에 직면합니다. 이는 무성생식 집단에서 해로운 돌연변이가 복구되지 못하고 한 방향으로만 계속 쌓이는 유전학적 현상을 뜻합니다. 마치 한쪽으로만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유전적 결함이 세대를 거듭하며 축적되어 결국 종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UEA)의 콕 반 오스터하우트 교수 (Cock van Oosterhout, a professor from the University of East Anglia (UEA)) 연구팀은 일부 무성 생식 기생충이 유해한 유전적 돌연변이가 축적됨에 따라 일시적으로 더 넓은 범위의 숙주를 감염시키는 특이한 변화를 겪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언뜻 보기에 이는 뮐러의 톱니바퀴에 반대되는 좋은 특징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돌연변이가 특정 숙주와의 정교한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손상시켜 기생충이 기생할 수 있는 숙주에 대한 특화 정도가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기생 범위는 늘어나지만, 적응도는 오히려 감소해서 장기적으로는 생존 가능성을 떨어 뜨린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연구팀은 인간과 다른 동물을 감염시키는 흔한 장내 기생충인 지아르디아 듀오데날리스 (Giardia duodenalis)의 유전체 연구에서 이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주로 무성 생식을 하는 계통은 더 넓은 숙주 범위와 유해한 돌연변이가 축적되는 징후를 동시에 보였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과정을 톱니 구동형 일반화(Ratchet-Driven Generalism, RDG)라고 명명했습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유성 생식에 의한 유전자 재조합이 사라지면서 무성 생식 기생충은 숙주와의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포함한 중요한 유전자에서 유해한 돌연변이가 축적될 수 있습니다.
이런 돌연변이 중 일부는 기생충이 특정 숙주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숙주를 감염시킬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특정 숙주에서 생존하거나 영양분을 가로채는 능력을 조금씩 잃게되어 장기적으로 생존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만약 이런 패널티가 없다면 무성 생식이 기생충에서 더 일반적인 생식 방법에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상당수 기생충은 굳이 자웅동체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짝이 없는 상태에서는 스스로 수정해 번식하고 짝을 (물론 상대도 자웅동체) 만나면 정자를 교환해서 뮐러의 톱니바퀴를 피하려 합니다. 만약 자가 복제만 하게 될 경우 결국 뮐러의 톱니바퀴에 빠지면서 일시적으로 숙주 범위가 넓어지지만 멸종에 더 취약해지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결국 많은 종들이 상당한 패널티에도 불구하고 결국 유성 생식을 택하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7-parasites-sex-picky-hosts.html
Cock van Oosterhout, Evolution of generalism under Muller's ratchet, Trends in Parasitology (2026). DOI: 10.1016/j.pt.2026.06.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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