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만성폐쇄성 폐질환 (COPD)나 천식 등 호흡기 환자에서 중요하게 보는 수치는 산소 포화도 (SpO2)입니다. 결국 산소가 모자라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조직 내 이산화탄소 농도 역시 호흡 곤란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호흡 노폐물인 이산화탄소를 빨리 제거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UCR)의 에리카 하인리히(Erica Heinrich) 박사팀은 특히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환자의 호흡곤란(호흡장애)을 임상의가 알아내기 위해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 ' 호흡 생리학 및 신경생물학(Respiratory Physiology & Neurobiology)'에 발표했습니다.
호흡곤란은 의식이 있는 환자에서는 진단하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식이 명료하지 않거나 없는 중환자실 환자에서는 평가가 곤란합니다. 특히 산소 포화도처럼 계속 모니터링 하지 않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미치는 영향은 평가가 어렵습니다.
연구팀은 70명의 건강한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수치를 신중하게 조절하여 호흡곤란을 유발했는데, 결론적으로 두 기체 모두 호흡에 영향을 미치지만, 연구 결과는 산소가 아닌 이산화탄소가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했습니다. 이는 산소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산소가 들어오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 결과로 이산화탄소가 쌓이는 것 역시 큰 문제라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호흡곤란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산소 수치가 위험할 정도로 낮거나, 반대로 산소 수치는 정상인데도 심한 호흡곤란을 느끼는 침묵의 저산소혈증(Silent Hypoxemia)에 대한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호흡 곤란 증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환자의 경우 특히 심각할 수 있습니다. 인공호흡기는 폐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적인 호흡보다 낮은 일회호흡량(짧은 호흡량)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로 인해 호흡곤란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진정제를 투여받았거나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환자의 경우 질식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환자들은 마치 죽어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지만,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오래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기계 환기를 사용한 중환자실 입원 환자에게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는 데, 이는 인공호흡 시 느낀 호흡곤란 및 질식할 것 같은 느낌 때문일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임상의가 쉽게 판단하기 힘든 환자에서 호흡 곤란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머신러닝 모델(Random Forest)을 개발했습니다. 이 모델은 비침습적 생체 지표(Biomarker)를 활용하여 환자가 느끼는 호흡 곤란 정도를 매우 높은 정확도로 예측해냈습니다. 이는 의사소통이 곤란한 중환자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공호흡 중환자 외에도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의 모니터링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환자실 근무 경험을 돌이켜 보면 아무래도 환자 생존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경우가 많아 호흡 곤란으로 인한 고통은 간과하기 쉬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생존률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면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고통을 말할 수 없는 환자에 대해서 인지할 수 있는 수단도 중요할 것입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6-07-oxygen-severe-breathlessness-driven-carbon.html
Karapet G. Mkrtchyan et al, A machine learning approach to predicting dyspnea with noninvasive biomarkers, Respiratory Physiology & Neurobiology (2026). DOI: 10.1016/j.resp.2026.104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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