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어린 육식 공룡은 어떻게 먹고 살았을까?


 

(This Lythronax lived in North America in the late Cretaceous period. These tyrannosaurids are estimated to have weighed up to 2.5 tons. Credit: 2022 D.E. Winkler)



(Blue silicon was carefully excreted from a tube onto the teeth and left to dry for a few minutes to create near-perfect replicas, which were removed and taken from the museum in the U.S. city of Salt Lake City, Utah, to Japan for further study. Credit: 2022 D. E. Winkler)



(A 100 micrometer-by-100 micrometer (μm) image of the tip of this tooth shows the tiny scratches which were analyzed for complexity and depth of wear features. Credit: 2022 Winkler et al.)

공룡이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는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입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초식 공룡은 풀을 먹고 육식 공룡은 초식 공룡을 먹고 살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현재 생태계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것처럼 당시 생태계 역시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공룡에서 더 복잡한 문제 중 하나는 성체와 새끼의 크기 차이가 커서 사실상 거의 다른 생물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갖 태어난 새끼가 성체와 생활 방식이 다른 것은 물론이고 중간에 속하는 청소년기 공룡도 사실 식이 패턴이 달랐을 것입니다.

도쿄 대학의 과학자들은 독일 마인츠 대학 및 함부르크 대학의 과학자들과 함께 공룡 이빨 화석에 남은 매우 미세한 마모 흔적을 분석하는 dental microwear texture analysis (DMTA)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알로사우루스류나 티라노사우루스류 같은 대표적인 수각류 육식 공룡의 이빨 가운데서 매우 보존 상태가 우수한 화석들을 세밀히 분석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34종의 수각류에서 나온 이빨 48개를 현생 지배 파충류 가운데 가장 비슷한 악어 (새는 이빨이 사라지고 부리가 있어 비교 불가) 14종과 비교했습니다. 이 화석들은 1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한 마모 흔적도 확인할 수 있는데, 크고 단단한 먹이를 먹었는지 작고 부드러운 먹이를 먹었는지에 따라 마모 흔적도 크게 달라집니다.

연구 결과 결과 쥐라기에 주로 번성한 알로사우루스 무리와 백악기에 주로 번성한 티라노사우루스류는 하이에나처럼 뼈도 씹어먹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연구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는 뼈도 씹어 먹었던 것으로 생각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그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뼈를 씹어 먹는 행위는 이빨에 큰 부담을 주는 만큼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알로사우루스류는 물론 티라노사우루스류도 잘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어린 수각류 공룡은 어린 악어와 달리 이빨 표면에 마모된 흔적이 많다는 것입니다. 악어류는 곤충 같이 부드러운 먹이를 먹었던 반면 수각류 공룡은 어린 시절부터 어른 공룡들이 먹고 남긴 것을 먹으면서 이빨에 많은 흔적이 남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큰 공룡이라도 새끼때는 작기 때문에 어떻게 그렇게 큰 크기로 자랄 수 있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특히 고기를 먹어야 하는 육식 공룡의 경우 그런 의문이 더 커집니다. 이번 연구는 이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12-dinosaur-teeth-reveal-didnt.html

Daniela Eileen Winkler et al, Data from: First application of dental microwear texture analysis to infer theropod feeding ecology, Dryad (2022). DOI: 10.5061/dryad.7d7wm37xk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