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rawing of a Steller's sea cow, an extinct marine megaherbivore. Credit: Biodiversity Heritage Library, CC BY 2.0, via Wikimedia Commons)
(Observed and hypothetical Macrocystis pyrifera forest states. (A) Modern kelp forest state showing a dense stand of adult kelp, sparse understory algae, purple sea urchins, sunflower sea stars and a sea otter. (B) The urchin barrens state, with no kelp, a greater abundance of sea urchins, sparser understory algae, and no sea otters. (C) A hypothetical historical state, similar to (A), but with Steller's sea cow present, a more open kelp canopy, and more abundant understory algae. Credit: Frontiers in Ecology and Evolution (2022). DOI: 10.3389/fevo.2022.983558)
18세기 유럽인들은 베링해에서 알래스카에 이르는 태평양 북쪽 바다에서 살고 있는 스텔라 해우 (스텔라 바다소, Steller's sea cow)라는 대형 초식 해양 포유류와 마주쳤습니다. 듀공과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켈프 숲에서 켈프를 뜯어 먹으며 코끼리 만한 4-5톤 크기로 커진 대형 포유류로 과거에는 더 넓은 범위에 살고 있었으나 빙하기 이후에는 서식지가 줄어든 상황이었습니다.
아무튼 평화롭게 켈프를 뜯어 먹던 이 대형 초식 포유류는 인간의 과도한 사냥으로 인해 서구인을 만난 지 불과 27년만에 자취를 감춰 후세에 큰 충격을 남긴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들이 남긴 충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캘피포니아 대학원의 과학자들은 스텔라 해우가 당시 거대한 해조류 숲인 켈프숲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를 재구성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스텔라 해우는 주로 켈프숲의 상층부를 뜯어 먹었습니다. 이것이 켈프숲에 악영향을 주었을 것 같지만, 사실은 물질을 순환시킬 뿐 아니라 아래층까지 햇빛이 도달하게 도와줘서 새로운 켈프와 조류 (algae)의 성장을 도와줬습니다.
스텔라 해우가 사라지자 켈프숲은 매우 빽빽하게 자라났는데, 이 과정에서 햇빛이 아래층까지 도달하지 않아 성게가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켈프만 남게 됐습니다. 다행히 해달이 성게를 잡아먹어서 켈프숲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역시 인간의 남획과 환경 오염으로 해달의 개체수가 줄어들면 성게의 이상 증식을 막을 방법이 없어 켈프숲이 순식간에 붕괴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결국 스텔라 해우, 해달 같은 다른 생물이 켈프숲의 생태계를 지키는 데 큰 역활을 해왔던 것입니다. (사진 참조)
과학자들은 최근 아프리카에서 개체수가 크게 줄어든 코끼리 같은 대형 초식 동물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들이 하나씩 사라지거나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면 생태계는 매우 불안정해지고 다른 동식물도 멸종 위기에 몰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태계에서 중요한 종이 사라지만, 그후에는 남은 종들을 보호하려고 해도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멸종 동물을 하나라도 더 지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11-reveal-extinct-steller-sea-cow.html
https://en.wikipedia.org/wiki/Steller%27s_sea_cow
Peter D. Roopnarine et al, Impact of the extinct megaherbivore Steller's sea cow (Hydrodamalis gigas) on kelp forest resilience, Frontiers in Ecology and Evolution (2022). DOI: 10.3389/fevo.2022.98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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