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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7천만 년 전 바다를 누빈 거대 절지동물 화석


 

(Fossils from the Fezouata Shale. From left to right, a non-mineralized arthropod (Marrellomorpha), a palaeoscolecid worm and a trilobites. Credit: Emmanuel Martin)



(Large fragments of nektonic arthropods. Credit: Bertrand Lefebvre)

고생대의 첫 시기인 캄브리아기에는 대폭발이라고 부를 정도로 다양한 생물들이 동시에 출현했습니다. 현생 동물문의 대부분이 이 시기에 초기 형태를 드러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 다음 시기인 오르도비스기 (4억 8,830만년 전에서 4억 4370만년 전)에도 다양한 동물들이 출현해 지구의 바다를 누볐습니다.

최근 고생물학자들은 모로코의 타이초우트 (Taichoute)에서 오르도비스 초기인 4억 7천 만 년전의 새로운 절지동물군 화석을 대거 발견했습니다. 이 화석들은 80km 떨어진 장소에 있는 페조우아타 (Fezouata) 생물군 화석의 일부로 생각되는 데,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2m 길이의 거대 절지 동물 화석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 척추동물의 조상은 아직 턱이 없는 원시적인 어류 형태로 크기가 대부분 작았습니다. 따라서 절지동물이나 완족동물, 거대 연체동물이 오히려 상위 포식자에 속했습니다. 곤충이나 갑각류, 거미류 등 현재 생태계를 주도하는 절지동물이 나타나기 전이었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바다전갈류나 삼엽충, 그리고 현재는 사라진 거대 절지동물이 바다를 지배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절지 동물 화석은 좀 더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바다 밑바닥이나 진흙에서 살았던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헤엄치면서 살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거대 절지 동물의 껍데기에 붙어 살았던 완족동물의 화석도 있어 이들이 당시 고래 같은 대형 해양 생물의 역할을 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초기 발굴 보고 정도인데, 과연 어떤 거대 절지동물의 화석이 나올지 앞으로 후속 연구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12-fossil-site-reveals-giant-arthropods.html

New fossil assemblages from the Early Ordovician Fezouata Biota, Scientific Reports (2022). DOI: 10.1038/s41598-022-25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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