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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치의 울음소리는 쥐라기 때 시작됐다



 (Ecological restoration of singing katydids from the Middle Jurassic Daohugou Konservat-Lagerstätte of China. Credit: NIGPAS)



(Stridulatory files of Triassic katydids (A–C) and tympanal ears of Jurassic katydids (D–E). Credit: NIGPAS)



(Frequency range of hearing in vertebrates (above) and frequency range of tones used by extant crickets and fossil katydids (below). Credit: NIGPAS)





(The origins of some key acoustic evolutionary events according to the fossil evidence. Credit: NIGPAS)

많은 동물들이 소리를 이용해서 의사 소통을 하고 짝짓기에 활용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행동이 언제부터 진화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소리를 내는 기관이나 청각 기관처럼 매우 작고 정교한 기관은 쉽게 화석화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곤충의 경우 본래도 작기 때문에 관련된 화석 증거가 부족한 편입니다.

중국 과학원 난징 지질학 및 고생물학 연구소 (Nanjing Institute of Geology and Paleontology of the Chinese Academy of Sciences, NIGPAS)의 과학자들은 쥐라기 후기인 1억 6000만년 전의 여치 (katydid) 화석을 통해 여치의 울음소리가 적어도 이 시기부터 시작되었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예외적으로 잘 보존이 된 고막 귀 (tympanal ear)와 현재 우리가 들을 수 있는 풀벌레 소리와 비슷한 소리 생성 기관 (stridulatory apparatus) 화석을 통해 연구팀은 이 시기에 이미 울음 소리를 짝짓기에 사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여치의 울음소리의 기원을 6000만년 정도 더 오래 끌어올린 것입니다.

소리를 통해 멀리 떨어진 짝을 찾거나 천적의 공격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주고 받는 것은 아마도 청각의 진화와 같이 등장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곤충의 울음소리 역시 실제로는 2억 년 가까이 오래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서류의 울음 주머니 역시 쥐라기 초기에 등장했고 백악기에는 새 역시 지저귐을 시작해서 우리가 듣는 자연의 소리는 백악기 말이면 어느 정도 완성이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매미의 경우 신생대에 이르러 지금처럼 울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공룡 시대를 복원한 다큐멘터리와 영화에서 여치 울음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를 추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12-fossil-katydids-insights-evolution-mesozoic.html

Xu Chunpeng et al, High acoustic diversity and behavioral complexity of katydids in the Mesozoic soundscap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2). DOI: 10.1073/pnas.22106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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