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의외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장기가 바로 뇌입니다. 장 - 뇌 연관성 gut-brain associations 사실 과학 연구에서만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일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식욕이 떨어지고 반대로 배가 고프면 사람이 예민해집니다.
이런 연관성은 주로 신경 신호와 내분비 호르몬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느나 최근 과학자들은 다른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우리 장에 살고 있는 장내 미생물입니다.
장내 미생물은 음식물 찌꺼기를 분해해 여러 가지 대사 물질과 영양 물질을 우리에게 전달합니다. 그 결과 우리의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에도 영향를 미칩니다.
암스테르담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팀은 암스테르담 인근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지역 코호트 연구인 HELIUS (Healthy Life in an Urban Setting) 연구 데이터를 분석해 장내 미생물이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우선 암스테르담 대학의 과학자들은 약 3000명의 대상자를 6개 인종 집단으로 분류해 장내 미생물군과 우울증의 연관성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우울증 위험도는 인종에 따른 차이를 보였는데, 그 원인 중 상당수가 개인별 장내 미생물 종류와 연관성이 있었습니다. 장내 미생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식생활인데, 같은 식생활 패턴을 공유하는 인구 집단끼리 비슷한 위험도를 보인 것입니다.
옥스퍼드 대학의 과학자들은 1000명의 대상자에서 대변 샘플을 채취해 우울증과 연관이 있는 구체적 세균 종류를 감별했습니다. 그 결과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서는 13종의 박테리아가 증가 혹은 감소하면서 연관성이 있게 나타났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박테리아는 Sellimonas 속의 박테리아로 염증 물질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 세균이 증가하는 경우 몸의 염증 물질이 늘어나면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우울증 역시 만성 염증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장내 미생물이 우리의 정신을 지배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일부 세균이 다양한 영향을 주고 받는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부 세균은 우울증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만, 반대로 우울증이 식이 패턴에 영향을 줘 장내 미생물 환경을 바꿀 수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에 우리 정신에 영향를 미치는 방법을 이해한다면 새로운 신약 개방의 돌파구가 열릴 수 있습니다. 이런 연구를 보면 사실 심장이 아니라 장이 우리 마음과 더 잘 연결된 장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health-wellbeing/new-evidence-microbiome-depression-gut-bacteria/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2-34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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