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umbilicata subdues a C. consobrinus. Credit: Alfonso Alceves.)
호주에 있는 유칼립투스 나무에 사는 가장 유명한 동물은 코알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유칼립투스 나무에 살고 있는 호주 고유종은 코알라만이 아닙니다. 이 나무에서 개미를 사냥하고 살아가는 호주 개미 학살자 거미 (Australian ant-slayer spiders, Euryopis umbilicata) 역시 정말 독특한 생물 중 하나입니다.
호주 개미 학살자 거미의 식단은 이름처럼 개미가 90% 입니다. 개미 잡아먹는 거미가 뭐가 특별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거미가 잡아먹는 개미가 거미보다 거의 두 배 정도 크다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개미는 거미줄에 쉽게 걸리지 않기 때문에 거미는 큰 턱과 화학 무기인 개미산을 지닌 개미를 직접 포획해야 합니다.
호주 맥쿼리 대학과 독일 함부르크 대학의 연구팀은 고속 카메라를 통해 호주 개미 학살자 거미의 사냥 비법을 알아냈습니다. 이 거미는 밤이 될때 까지 기다려 혼자 먹이를 찾으러 나오는 개미를 사냥합니다.
호주 개미 학살자 거미는 개미가 가까이 올 때까지 나무 껍질에 숨어 있다가 개미가 적당한위치에 오면 갑자기 한 가닥의 거미줄을 잡고 공중으로 뛰어올라 개미 위를 뛰어 넘습니다. 거미줄을 개미 몸에 부착한 후 거미는 빠른 속도로 아크로바틱 묘기를 부리며 개미 주변을 둘러 싸 개미가 움직이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러면 안전한 위치에서 독을 주입한 후 개미를 끌고 안전한 장소로 이동합니다.
(The acrobatic attack of the Australian ant slayer spider (Euryopis umbilicata). Euryopis umbilicata—the Australian ant slayer spider predominantly captures Camponotus consobrinus ants on the surface of Eucalyptus trees in eastern Australia. They wait for their prey flushed down against the trunk surface after sunset. Upon contact, they perform a series of fast and accurate acrobatic steps to capture their prey. Credit: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2). DOI: 10.1073/pnas.2205942119)
연구팀은 60회의 사냥 장면을 고속 카메라로 촬영해 사냥 성공율이 87%에 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사자나 호랑이도 명함을 내밀기 힘든 높은 성공율입니다. 물론 성공하지 못하면 거미보다 크고 강한 개미에게 단백질 공급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무조건 성공할 수 있도록 진화했을 것입니다.
사실 거미는 거미줄을 매우 창의적인 방법으로 사용해 온갖 방법으로 먹이를 잡습니다. 거미줄로 먹이를 순식간에 감는 호주 개미 학살자 거미는 뭔가 닌자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거미줄을 덫이 아닌 무기로 사용하는 창의적인 방법인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9-australian-ant-slayer-spider-captures-ants.html
Alfonso Aceves-Aparicio et al, Fast acrobatic maneuvers enable arboreal spiders to hunt dangerous prey,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2). DOI: 10.1073/pnas.220594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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