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이산화탄소를 100% 에틸렌으로 전환하는 신기술



 (Abstract illustration of atoms passing through water and an electrified membrane under a shining sun. Credit: Meenesh Singh)

많은 과학자들이 이산화탄소를 좀 더 유용한 물질로 바꾸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분리 포획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이렇게 얻은 이산화탄소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어 처치 곤란한 이산화탄소가 자꾸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이를 지하 깊은 곳에 저장하고 있으나 결국 처리 비용이 발생하고 안전성에 대한 이슈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다른 유용한 물질을 만드는 데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면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리노이 대학의 메네쉬 싱 (Meenesh Singh at University of Illinois Chicago)이 이끄는 연구팀은 이산환탄소를 100% 에텔렌 (ethylene)으로 변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탄소 두 개와 수소 네 개로 구성된 에틸렌은 매우 기본적인 탄화수소로 주로 다른 플라스틱 제품이나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기본 재료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에틸렌의 제조 과정에 상당한 화석 연료가 들어갈 뿐 아니라 매년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매년 1억6000만톤의 에틸렌을 제조하기 위해 2억6000만 톤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에틸렌을 만드려는 연구가 여러 번 시도되었으나 변환율이 10% 수준에 불과해 산업적인 규모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이런 공정을 거쳐 변환된 얼마 안되는 에틸렌을 다른 불순물과 분리 하는 과정 역시 상당한 에너지와 비용이 들어가 경제성 확보가 힘들었던 것입니다.

연구팀은 절반 정도는 포획된 이산화탄소가 있고 나머지 절반은 물 기반의 액체가 있는 셀 (cell) 반응 용기에 전류를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극복했습니다. 전류가 흐른 촉매는 물에서 수소 원자를 뽑아 내고 이산화탄소에서는 탄소를 뽑아내 결합하면 C2H4의 구조를 지닐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놀라운 점은 변환율이 100%에 달해 별도의 정제 과정이 거의 필요 없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상업적 대량 생산의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는 상당한 양의 전기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전기를 태양 전지에서 얻는다면 좀 더 친환경적인 공정이 가능합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태양 에너지를 이용할 경우 에너지 전환 효율은 4% 정도입니다. 높은 효율은 아니지만,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면서 에틸렌 같이 유용한 물질을 만들 수 있다면 꽤 솔깃한 이야기입니다. 과연 상업화가 가능할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9-breakthrough-discovery-carbon-capture-conversion.html

Aditya Prajapati et al, CO2-free high-purity ethylene from electroreduction of CO2 with 4% solar-to-ethylene and 10% solar-to-carbon efficiencies, Cell Reports Physical Science (2022). DOI: 10.1016/j.xcrp.2022.10105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