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는 오랜 세월 인간을 괴롭혀 온 생명체와 유기물의 중간 쯤에 있는 존재입니다. 독립적인 생명체는 아니지만,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해 무한 증식하는 무서운 능력 때문에 작은 박테리아부터 인간 같은 고등한 다세포 동물까지 그 위협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인간을 괴롭히는 바이러스 가운데 하나가 헤르페스 바이러스 (Herpes Virus)입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매우 다양한 DNA 바이러스 그룹을 의미하는데, 이 가운데 사람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유명한 바이러스는 8종이 있습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055089&cid=40942&categoryId=32332
그런데 일부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를 이용해서 암 세포를 파괴하려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바이러스가 특정 세포를 숙주로 삼아 증식하는 능력에 착안해 암세포를 목표로 하는 변형 바이러스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영국 런던의 암 연구소 (The Institute of Cancer Research)의 과학자들은 최근 치료용으로 개조된 단순 포진 바이러스 (herpes simplex virus)인 RP2인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암세포로 침투한 후 증식해 세포를 파괴시키고 면역 시스템이 감염된 세포를 쉽게 찾아 파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안전성과 초기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1상 임상 시험에는 39명의 암 환자가 참여했는데, 9명은 RP2 단독 나머지 30명은 다른 면역 치료제와 병합해서 임상 시험에 참가했습니다. 단독 투여 받은 9명의 환자는 다른 치료법이 없는 암 환자로 이 가운데 3명이 RP2 투여로 인한 이득이 있었습니다. 3명 중 한 명은 침샘에 생기는 암으로 치료 후 15개월 동안 암이 재발하지 않은 매우 좋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남은 두 명의 환자는 식도암과 포도막 악성 흑색종 (uveal melanoma)라는 매우 드문 눈의 암을 지닌 환자로 간에 전이된 환자였습니다. 이들 역시 18개월과 15개월 동안 암이 더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30명의 니볼루맙 (nivolumab) 병합 요법 환자 가운데서는 7명이 이득을 본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악성 흑생종 환자는 9명 중 4명이, 포도막 악성 흑생종 환자 8명 중에는 2명이, 두경부 암 환자 3명 중 한 명이 암의 진행이 멈추거나 진행이 늦어졌는데, 사실 7명 중 6명에서는 암의 진행이 14개월이나 멈췄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한 환자는 없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초기 효과 판정 및 더 대규모의 임상 시험을 진행해도 좋은지 평가하기 위한 1상 임상 시험으로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 검증하는 것은 2/3상 임상 시험입니다. 골치 아픈 바이러스가 사람을 살리는 나노 머신이 될 수 있으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genetically-engineered-herpes-virus-kill-can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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