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study the researchers used zebrafish as a novel testing system for psychoactive substances. Credit: National Institute of Genetics, CC BY 4.0)
취리히 대학과 하버드 대학의 연구팀이 제브라 피쉬 치어를 이용한 독특한 생물학적 테스트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몸길이 4mm 정도의 작은 새끼 제브라 피쉬 한 마리가 아니라 여러 집단이 하나의 테스트 장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브라 피쉬는 작고 키우기 쉬워서 관상용은 물론 실험용으로도 많이 사용하는데 이 과정을 자동화 하는 것입니다.
현재 시판되는 약물들은 까다로운 안전성 테스트를 완료하고 판매 승인을 받습니다. 하지만 사용 중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견되 판매가 취소되고 약이 회수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반대로 예상치 못했던 부작용 - 예를 들어 식욕 억제나 성 기능 향상- 이 발견되 신약으로 개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된 약물이 워낙 많기 때문에 특정한 효과나 부작용을 테스트하는 일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형광물질을 넣은 사료를 새끼 제브라 피쉬에 먹이고 먹는 양과 물고기의 행동을 자동으로 체크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우선 목표는 중추 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 특히 식욕에 관련된 약물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시스템 덕분에 수천 마리의 제브라 피쉬 치어를 사용하면 특정 약물이 식욕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0000개의 화학 물질을 이용한 대규모 테스트에서 500개의 물질이 식욕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팀은 이 중에서 가장 가능성 높은 22가지 약물을 추려 냈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에서 식욕을 억제해서 비만을 치료하거나 반대로 식욕 부진 환자에서 식욕을 촉진하는 약물을 빠르게 찾아내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에서 효과는 다시 검증해야 하지만 자동화된 시스템 덕에 빠르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제브라 피쉬는 여러 동물 실험에 사용할 수 있어 앞으로 신속 동물 실험용으로 응용이 기대됩니다. 연구팀은 EraCal Therapeutics라는 스타트업을 만들어 이 기술을 상용화 할 계획입니다. 제브라 피쉬 치어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니지만, 인간에게는 좋은 소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
Josua Jordi et al, High-throughput screening for selective appetite modulators: A multibehavioral and translational drug discovery strategy, Science Advances (2018). DOI: 10.1126/sciadv.aav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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