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ymnaea stagnalis. Credit: Kemenes Lab, University of Sussex)
(False-colored images of two neurons involved in the control of feeding behaviour in the snail. Each neuron is filled with a different fluorescent dye allowing us to visualize how they are wired up in the brain. Credit: Kevin Staras/Michael Crossley/George Kemenes)
먹고 사는 문제는 모든 생명체에게 절대적인 과제입니다. 그런데 먹는 것이 생명이 걸린 문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거나 덮어놓고 먹다 보면 오히려 죽음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매우 단순한 동물도 위험한 먹이는 건드리지 않는 게 일반적입니다. 달팽이 처럼 단순한 생명체도 예외는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달팽이 역시 굶주린 상태에서는 평소에는 건드리지 않는 위험한 먹이를 먹으려 시도합니다. 배고프니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달팽이의 뇌가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단순하다는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분명 인간처럼 이성적 판단을 하기 어려울 텐데 과연 이들은 어떻게 위험을 무릅쓴 행동을 조절할까요?
서섹스 대학의 조지 케멘네스 교수 (Professor George Kemenes, Professor Kevin Staras)와 마이클 크로슬리 박사 (Dr. Michael Crossley) 는 달팽이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먹이를 먹게 행동하도록 조절하는 뉴런을 찾아냈습니다. 이 뉴런은 도파민을 이용해서 위험한 행동을 억제하지만, 배고픈 상태에서는 기능이 약해져 달팽이가 위험을 무릅쓰고 먹이를 찾아 먹게 만듭니다.
연구팀은 이 신경을 차단해 잘 먹은 달팽이도 굶주린 달팽이처럼 행동하게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인간처럼 복잡한 사고를 할수 없는 단순한 동물에서는 비교적 단순한 신경 경로가 충동과 행동을 조절하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막상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절되는지 알아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무리 단순해도 수많은 뉴런으로 구성돼 있어 여기서 특정 기능을 하는 뉴런을 찾는 건 모래 해변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연구 덕분에 뇌와 뉴런의 비밀이 하나씩 풀려나가고 있습니다. 결국 언젠가는 복잡한 행동을 조절하는 뇌의 비밀을 상당수 풀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
: M. Crossley el al., "A central control circuit for encoding perceived food value," Science Advances (2018). advances.sciencemag.org/content/4/11/eaau9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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