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of the goat-size eDAPS, prior to implantation(Credit: Penn Medicine))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체중을 지탱하면서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는 조직이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 (intervertebral disc)입니다. 추간판 탈출증은 지속적인 압력과 손상, 그리고 노화에 의해 이런 추간판이 탈출해 주위의 신경과 조직을 누르고 통증과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흔히 허리 디스크라고 부릅니다.
추간판 탈출증은 죽는 병은 아니지만 그래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그런데 허리 아플 때는 추간판을 교체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저만의 생각이 아닐 것 같습니다. 문제는 추간판이 충격을 흡수하는 중심의 수핵과 질긴 섬유조직으로 형태를 유지하는 섬유륜으로 되어 있어 얇으면서도 기계적 성질이 뛰어나 이를 대체할 물질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예 줄기 세포를 이용해서 사람의 추간판을 만들어 이식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펜실베니아 의대의 연구팀은 염소에 이식할 수 있는 줄기세포 기반 인공 추간판을 개발했습니다. 이전 동물 실험은 쥐를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disc-like angle ply structures 혹은 DAPS라고 알려진 인공 추간판은 5주 이상 잘 움직였습니다. 이후 연구팀은 endplate-modified DAPS (eDAPS)라는 개선된 기술을 동원해 20주 이상 움직이게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쥐와 사람의 추간판은 받는 압력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동물 실험 모델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음 단계로 연구팀은 eDAPS를 염소에 이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인공 추간판은 중간엽 줄기세포 (mesenchymal stem cell)를 실제 추간판과 비슷한 형태의 3차원 구조물을 거푸집 삼아 배양한 것으로 실제 사람의 추간판과 유사한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염소가 쥐보다 사람에 가까운 척추 구조와 추간판을 가지고 있어 동물 실험 모델로 택했다고 설명했지만, 근본적으로 포유류에서 드문 수직 이족 보행을 하는 인간의 추간판 만큼 많은 압력과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한 번 이식하면 오랜 세월 압력을 받아야 하는 만큼 실제로 사람에 이식할 만한 줄기 세포 기반 인공 추간판을 개발하는 것은 앞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성공해서 허리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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