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hinese Academy of Sciences)
영화 쥐라기 공원의 주인공은 공룡 영화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티라노사우루스와 작지만 민첩하고 영리한 랩터(벨로키랍토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벨로키랍토르를 비롯한 소형 수각류 공룡은 매우 빨리 달렸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이들의 골격 구조는 타조처럼 빨리 달리는데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과학자들은 이들이 이렇게 빨리 달릴 수 있었던 이유가 다리에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당시 산소 농도가 지금보다 낮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빨리 움직이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호흡기가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많은 고생물학자들이 조류와 비슷한 기낭 시스템이 공룡이 중생대에 크게 성공한 비결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제 책인 포식자에서도 다룬바 있습니다. 하지만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맨체스터 대학의 고생물학자인 로버트 브로클허스트와 윌리엄 셀러스, 그리고 루이지애나 주립 대학의 엠마 새흐너 ( Robert Brocklehurst and William Sellers of The University of Manchester in the United Kingdom, and biologist Emma Schachner of Louisiana State University in Baton Rouge)는 수각류 공룡의 폐를 둘러싼 늑골 및 다른 골격을 연구해 현생 조류와의 차이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비조류 공룡의 구조는 기낭 시스템을 지닌 현생 조류와 유사했습니다. 연구팀은 중생대에 산소 농도가 10-15%에 불과하던 시기에도 공룡은 다른 척추동물에 비해 훨씬 빨리 움직일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중생대가 공룡의 시대가 된 이유를 설명해주는 산소 가설을 지지하는 결과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의문이 남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제까지 누구도 공룡의 폐를 확인한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본래 부드러운 연조직은 화석으로 남기 어렵지만, 가벼운 공기 주머니인 폐와 기낭은 특히 보존이 어려워서 사실 지금까지 확인된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고생물학자들은 골격 구조로부터 폐와 기낭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발견된 1억2천만년 전의 원시 조류 화석은 이와 같은 해석에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비둘기 정도의 작은 원시 조류에는 폐 연조직이 보존되어 있었는데, 폐를 둘러싼 골격은 원시적인 특징을 보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공룡에서 깃털과 기낭 시스템이 진화하고 이후 조류에서 비행에 쓰였다는 가설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의문을 풀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매우 잘 보존된 수각류 공룡의 폐와 기낭 시스템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언제 발견될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Robert J. Brocklehurst et al. Vertebral morphometrics and lung structure in non-avian dinosaurs, Royal Society Open Science (2018). DOI: 10.1098/rsos.180983
Xiaoli Wang et al. Archaeorhynchus preserving significant soft tissue including probable fossilized lung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8). DOI: 10.1073/pnas.180580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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