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ers from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have mapped the regions of the brain in mormyrid fish in extremely high detail. Credit: Carlson laboratory,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아프리카에 사는 모르미리드(African mormyrid)는 사실 우리에게 생소한 물고기이지만, 생물학자들의 주목을 받는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이 물고기의 뇌는 비율로 따져서 인간 만큼 큽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물고기가 인간 만큼 머리가 좋은 건 아닙니다. 모르미리드가 뇌가 큰 이유는 인간처럼 대뇌가 큰 것이 아니라 소뇌가 매우 커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전기 신호를 통해 먹이를 감지하고 다른 개체와 의사소통을 하는 독특한 능력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킴벌리 서큠(Kimberley V. Sukhum)을 비롯한 워싱턴 대학의 연구자들은 마이크로 CT를 이용해서 여러 종의 모르미리드과 물고기와 근연 관계에 있는 물고기의 뇌 구조를 매우 상세하게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소뇌가 커진 것이 뇌가 커진 중요한 이유이긴 하지만, 뇌와 중추 신경계의 거대화는 일부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구나 모든 종에서 뇌가 크기가 비슷한 것이 아니라 모리미르드과에 속해도 뇌의 상대적 크기가 3배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있습니다. 이 독특한 전기 물고기는 무려 200종에 달합니다.
생체 전기적 신호를 감지해 위치를 식별하고 먹이를 찾는 물고기는 제법 흔합니다. 경골 어류 뿐 아니라 상어 같은 연골 어류도 이런 능력을 진화시킨 것은 물이 전기를 잘 통하는 성질 때문에 매우 유용한 기능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부 물고기 종은 감각 기관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간에 신호를 주고 받는데도 전기 신호를 사용합니다.
모르미리드는 이런 전기 신호를 처리하는데 특화된 거대한 소뇌를 지니고 있는데, 마치 스타크래프트에 나오는 프로토스가 칼라를 통해 서로의 정신을 공유한다는 설정이 생각나는 부분입니다. 과연 이들은 전기를 통해서 어떤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참고
Current Biology (2018). DOI: 10.1016/j.cub.2018.1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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