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millaria gallica fungus, which is growing in a forest on Michigan's Upper Peninsula, is at least 2,500 years old, weighs 400,000 kilograms and covers about 70 hectares. Credit: James B. Anderson)
버섯은 포자에서 발아한 후 하나의 버섯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균사체 (mycelium)를 사방으로 뻗어 새로운 영양분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따라서 하나의 거대한 버섯 군락이 동일한 유전자를 지닌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 균사체 네트워크는 중간에 끊길 수도 있지만, 때때로 하나로 연결되어 숲 전체를 덮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하나의 개체로 본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물체는 나무가 아니라 버섯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토론토 대학의 제임스 앤더슨 교수(James B. Anderson, a professor emeritus of biology at the University of Toronto Mississauga)는 1992년에 미시간 주에서 거대한 버섯 균사체 군락을 발견했습니다. 꿀버섯 (honey mushroom) 이라고 불리는 Armillaria gallica (국내에서는 천마뽕나무 버섯이라고 부르는 듯)의 거대한 군락은 적어도 무게 100,000kg, 면적 15헥타르에 달했으며 아마도 1500년 이상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크기 때문에 상세한 파악은 힘들었습니다.
앤더슨 교수의 연구팀은 2015-2017년에 걸쳐 이 거대 버섯에 대한 상세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현장에서 확보한 245개의 샘플의 유전자 분석 및 3년에 걸친 현장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이 버섯이 무게 400,000kg에 면적은 70헥타르 (70만㎡)에 달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령대 역시 이전 추정보다 많은 2500년 이상으로 수정했습니다. 그야말로 역대 가장 거대한 단일 유전자 생물인 셈입니다.
이렇게 보면 뭔가 돌연변이가 일어난 버섯 같지만, 연구팀의 분석은 정 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2500년 이상에 걸쳐 하나의 포자에서 이렇게 거대한 생물이 탄생했다면 그 사이 유전자 변이가 일어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유전자 분석 결과는 오랜 시간과 여러 차례에 걸친 세포 분열에도 불구하고 이 버섯 군락이 거의 유전적으로 동일하며 그나마 변이가 있는 부분도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서 주로 변이가 발생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버섯이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어떤 기전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무튼 지구상에는 별별 생물체가 다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 같습니다.
참고
James B Anderson et al. Clonal evolution and genome stability in a 2,500-year-old fungal individual, bioRxiv, (2018). DOI: 10.1101/377234. https://www.biorxiv.org/content/biorxiv/early/2018/10/04/377234.full.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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