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존 카멕 id 소프트를 떠나다




 3D 게임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는 게임 개발자이자 프로그래머인 존 카멕이 자신이 설립한 id software 에서 퇴사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1970 년생인 존 카멕은 1991 컴퓨터 회사인 소프트디스크 (Softdisk) 사를 퇴사해서 id 소프트를 창설했습니다. 프로그래머인 존 카멕과 존 로메로, 그리고 게임 디자이너 톰 홀, 아티스트 애드리언 카멕 이렇게 4 명이 설립한 id 소프트는 울펜슈타인 3D, 둠, 퀘이크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FPS 라는 장르를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장르로 승격시켰습니다. 또 게이머들을 3D 의 세계로 인도한 장본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90 년대 게임계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향사하던 존 카멕은 2000 년대 들어서 여러가지 외도를 하게 됩니다. 2005 년 부터는 아르마딜로 에어로스페이스 (Aerospace) 를 창설해서 이런 저런 민간 로켓을 만드는데 본래 로켓 매니아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5 년 X prize 대회의 참가를 비롯 2008 - 2009 년에는 Lunar Lander Challenge 에 참가해서 연구비를 지원받기도 했지만 2013 년 잠정 동면상태에 들어가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2013 년 게임 인터페이스의 혁신을 예고하는 오큘러스 리프트에 CTO 로 참가하면서 여기에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 아예 본인이 세운 id software 에서 퇴사하기로 결정합니다. 이러한 존 카멕의 결정은 아마도 항상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3D 게임 업계에서 그렇게 성공을 했다면 게임 사업에 더 집중해서 여기서 큰 돈을 벌 수도 있었을 텐데 로켓에 흥미를 가지자 과감하게 여기에 뛰어들었고 나중에는 오큘러스 리프트에 관심을 가지자 다시 여기에 과감하게 뛰어들었습니다. 물론 과거 3D 게임 만큼의 성과를 낸 분야가 없다고 해도 나이 40 대에도 이런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점이 참 놀랍네요.   


 존 카멕이 오큘러스 리프트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역시 두고봐야 알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존 카멕 = id 소프트 로 생각되기까지 하는 점을 생각하면 솔직히 놀라우리 만치 과감한 일입니다. 존 카멕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I wanted to remain a technical adviser for Id, but it just didn't work out. Probably for the best, as the divided focus was challenging (나는 id 의 기술고문으로 남고 싶지만 일이 그렇게 되지가 않네요. 포커스를 나누기 힘들기 때문에 아마도 이것이 최선일 것 같습니다)" 라고 밝혔습니다. id 소프트에서 존 카멕의 위치를 생각하면 기술 고문으로 남는 게 맞지 않나 싶지만 아예 id 에서 미련을 털어 버리고 새일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FPS 게임으로 게이머의 시점을 2D에서 3D 로 이동시킨 혁신가인 만큼 3D의 귀재라는 별명을 오큘러스 리프트를 통해 완성할 것인지가 궁금해집니다. 물론 나이 40 이 넘어도 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도 부럽기도 하구요.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