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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88 - 마하 1000 티코 ?



 요하네스 케플러의 스승으로 16 세기에 육안으로 매우 정밀한 천체 관측을 시도했던 티코 브라헤 (Tycho Brahe)는 1572 년 카시오페아 자리에 등장한 신성에 대해서 기록을 남긴바 있습니다. 이 '누구도 본적이 없었던 새로운 별 (De nova et nullius aevi memoria prius visa stella)' 에 대해서 티코 브라헤는 매우 상세한 기록을 남겼는데 이후 이 초신성은 '티코의 초신성 (Tycho's SupernovaTycho's Nova)' 라는 명칭으로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초신성으로 정식 명칭은 SN 1572 입니다. 


 SN 1572 는 Type Ia 초신성으로 (Type Ia 초신성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 http://jjy0501.blogspot.kr/2012/06/56-3.html  참조) 현재는 그 잔해가 지구에서 8000 - 9800 광년 떨어진 곳에 성운의 형태로 남아 있습니다. 이전에 설명했듯이 Type Ia 초신성이 생기는 일반적인 메카니즘은 두개의 동반성 중 질량이 큰 쪽이 먼저 적색 거성으로 최후를 맞이하고 남은 백색왜성이 주변과 동반성으로 부터 가스를 빨아들여 태양 질량의 1.38 배에 이르면 다시 연소를 시작 폭발하는 것입니다. 


 지금 SN 1572 에는 400 여년전 폭발한 초신성의 잔해와 함께 티코 G (Tycho G) 라는 태양 질량 정도 되는 동반성이 존재합니다. 물론 수억년 이상 함께 했을 짝이 먼저 초신성으로 폭발하면서 황천길로 가버렸기 때문에 이제 티코 G 는 동반성 없는 쏠로 항성입니다. (-_-) 동무를 황천길로 보내는데 질량을 보탠 티코 G 의 인생도 기구하긴 하지만 오늘 주인공은 이 티코 G 가 아니라 바로 초신성의 잔해입니다. 


 초신성 폭발시 나오는 에너지는 엄청납니다. Type Ia 초신성을 만드는 백색왜성의 질량은 태양의 1.38 배 정도지만 일순간 방출되는 막대한 에너지로 인해 그 밝기는 태양의 50 억 배에 달합니다. 이 엄청난 폭발을 통해 실리콘이나 철 같은 비교적 무거운 원소들이 대량으로 생성되어 우주로 흩어지게 되는데, 이 원소들은 나중에 지구 같은 암석 행성을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될 원소들이 됩니다. 따라서 초신성의 잔해를 연구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기원을 연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초신성의 잔해에서 지구와 지구에 사는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들이 생겨났으니 말이죠.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관측하기 쉬운 위치에 있는 Type Ia 초신성의 잔해인 SN 1572 를 오랜 시간 관측해 왔습니다.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문학 연구소 (Harvard-Smithsonian Center for Astrophysics (CfA)) 의 연구자인 야마구치 히로야 ( Hiroya Yamaguchi) 와 그의 동료들은 티코의 초신성의 폭발의 잔재로 지금까지 강력한 충격파 (shock wave) 가 남아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티코가 이 초신성을 관측했던 시기 초신성 폭발로 빠져나온 원소들은 초속 5000 km 라는 엄청난 속도로 우주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마하 300 이라는 엄청난 속도로 우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이 원소들은 가시광 영역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찬드라 X 선 관측 위성은 X 선 영역에서 폭발의 잔해로 퍼저나가는 원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포착했습니다. 



(찬드라 X 선 위성이 관측한 티코의 초신성. 붉은 색은 저에너지 X 선 관측 결과이고 푸른 색은 고에너지 X 선 관측 결과로 붉은 색은 초신성 잔해가 퍼지는 모습을 푸른색은 충격파가 퍼지는 모습을 보여줌 A photograph of the Tycho supernova remnant taken by the Chandra X-ray Observatory. Low-energy X-rays (red) in the image show expanding debris from the supernova explosion and high energy X-rays (blue) show the blast wave, a shell of extremely energetic electrons. (Credit: X-ray: NASA/CXC/Rutgers/K. Eriksen et al.; Optical (starry background): DSS) )



(비교적 최근에 그 존재가 발견된 홀로 남은 동반성 티코 G   Chandra's X-Ray image + Hubble Space Telescope optical image of G-class star companion of former binary system. Credit : NASA  )   


           
 이를 분석한 연구자들에 의하면 현재 티코 초신성의 잔해에서는 밖으로 나가는 충격파 이외에 내부에서 충격파가 반사되어 안쪽으로 퍼지는 역충격파 (reverse shock wave) 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 역충격파는 이제는 속도가 느려진 본래 충격파보다 속도가 빨라서 마하 1000 (초속 340 km)  에 달한다고 하네요. 연구자들은 이 역충격파가 현재 SN 1572 의 잔해들을 뜨겁게 덮혀서 지구에서 관측을 용이하게 만든다고 보고 있습니다.


 티코하면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경차 이름으로 사용된 바 있어 속도가 느리다는 인상을 받기 쉽상이지만 저 멀리 있는 티코의 초신성의 잔해는 지금 어떤 슈퍼카도 따라 잡을 수 없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셈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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