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포스트를 통해 여러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이제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이손 혜성이 태양에 최근접함에 따라 죽는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이대로 산산 조각이 나서 다른 의미로 우주쇼를 보여줄 것인지 아니면 불의 시련을 딛고 살아남아 금세기 최고의 혜성이 될 것인지 이제 심판이 날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햄릿의 대사 처럼 죽느냐 사느냐 (to be or not to be) 의 순간입니다.
한국시간으로는 11월 29일 오전 3시 48 분경 아이손 혜성은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를 통과합니다. 이 때 태양 표면에서의 거리는 불과 116.5 만 km 에 불과합니다. 혜성의 표면온도는 섭씨 2700 도 까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드라이아이스와 얼음, 먼지로 이뤄진 아이손 혜성은 실제로는 0.4 - 1.2 km 지름의 비교적 작은 혜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 엄청난 불의 시련과 더불어 태양의 강한 중력을 이겨내고 살아남을 수 있을 지는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일단 이 시련을 이겨내면 이전에 설명드린 것과 마찬가지로 아이손 혜성은 지구에서 관측하기 용이한 위치에 도달해서 멋진 혜성쇼를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태양으로 돌진하는 아이손 혜성 (우측). 태양에서는 코로나 물질 방출 (CME : Coronal Mass Ejection) 이 일어나고 있음 Comet ISON streams toward the sun from the lower right in this image from the ESA/NASA Solar and Heliospheric Observatory mission, captured at 3:07 a.m. EST on Nov. 27, 2013. A cloud of solar material, called a coronal mass ejection, is seen under the sun. Credit: ESA/NASA/SOHO )
(동영상 1 : SOHO 위성이 관측한 아이손 혜성 )
(동영상 2 : STEREO 위성이 관측한 아이손 혜성. 배경으로 지구와 수성이 보이고 있으며 다른 혜성인 엔리케 혜성도 관찰 됨.)
아이손 혜성이 불의 시련을 겪을 때는 미국의 추수감사절과 겹치기 때문에 나사의 과학자들은 미국인들이 칠면조를 구울 때 태양이 아이손 혜성을 굽고 있다는 농담을 던졌습니다. 이글이글 불타는 태양 옆을 스처지나는 아이손 혜성이 무사히 태양을 통과할 경우 예상되는 궤도는 태양계를 벗어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무튼 이번이 아이손 혜성이 꼬리를 만드는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궤도를 따라서 먼지와 잔해를 남기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이와 연관된 유성우를 마지막 우주쇼로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마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흥미 진진한 이야기가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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