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새로운 종의 돌고래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새로 발견된 신종은 혹등 돌고래 (humpback dolphins) 에 속하는 돌고래로 아직 종명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언뜻 생각하기에 돌고래 같은 큰 해양 포유류가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종이 있다는 사실이 의아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습니다. 전에 본적이 없는 새로운 생물체가 발견된 것이 아니라 기존에 발견된 돌고래의 종 분류를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혹등 돌고래 속 (Sousa genus) 에는 몇 종의 돌고래가 속해 있는데 연구자에 따라서 분류에 차이가 있습니다. 야생 동물 보존 협회 (Wildlife Conservation Society) 와 미국 자연사 박물관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외 여러 연구 기관의 합동 연구팀은 혹등 돌고래 속에 속하는 돌고래의 물리적 특징 (physical feature) 와 유전 정보 (genetic data) 를 분석해서 일단 대서양 혹등 돌고래 (Atlantic humpback dolphin) 를 독립된 종으로 분리했고 이후 인도 - 태평양 돌고래 (Indo-Pacific humpback dolphin) 를 세 종으로 분류했습니다. 이 3 종 중 2 종은 이미 명칭이 부여되었는데 나머지 한종은 완전히 새로운 종인 것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신종 혹등 돌고래 A new as-of-yet unnamed species of humpback dolphin is shown off the coast of northern Australia. Credit: Guido Parra )
(2 마리의 신종 혹등 돌고래가 물위로 뛰어 오르는 모습 Two individual animals from an as-of-yet unnamed species of humpback dolphin are shown in the waters off northern Australia. Credit: Guido Parra )
이들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혹등 돌고래는 적어도 4 종으로 분류되는 셈입니다. 과거에는 종이란 불변의 존재이고 분류가 어렵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실제로는 한개의 종이 몇개의 다른 종으로 분화하는 과정에 있는 경우도 많으며 아종인지 독립된 종인지 구별하기 힘든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다 다른 종으로 분류되었던 근연종들이 생식 능력을 지닌 2 세를 만드는 경우도 있죠. ( http://jjy0501.blogspot.kr/2012/08/blog-post_26.html참조 )
비슷하게 생긴 돌고래를 각기 다른 종으로 분류하는데 있어서는 더 이상 외형만이 기준이 되기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이 연구를 위해 연구자들은 180 개의 두개골 표본을 조사하고 235 개의 조직 표본을 얻어 이를 분석했는데 미토콘드리아 DNA 와 핵 DNA 모두가 분석되었다고 하네요. 이와 같은 힘든 연구 끝에 연구팀들은 혹등 돌고래의 종 분류를 이렇게 제시했습니다.
- Atlantic humpback dolphin (Sousa teuszii) : 주로 동부 대서양과 서부 아프리카에 서식
- Indo-Pacific humpback dolphin (Sousa plumbea) : 중서부 인도양에 서식
- Indo-Pacific humpback dolphin (Sousa chinensis) : 동부 인도양에서 서부 태평양에 서식
- 4 번째 Sousa 속 돌고래 : 호주 북부 해안에 서식
새로 발견된 돌고래 종은 이제까지 누구도 본 적이 없는 신비한 생물체가 아니라 사실 인간들이 흔히 봐왔던 동물입니다. 다만 분류를 그렇게 못했을 뿐이죠. 종이라는 개념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설명해 주는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또 한편으로 생물종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깊어지면 야생 동식물들을 어떻게 보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더 상세한 지식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한개의 종인지 알았던 생물체가 사실은 몇개의 종이라면 한 종당 개체수는 줄어드는 셈이라서 결국 멸종 위기종의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셈이죠. 생물학적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먼저 구체적으로 생물종이 얼마나 다양한지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런 연구는 중요성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생물의 진화와 종 분화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겠죠.
참고로 대서양 혹등 돌고래는 이미 국제 자연보호 연맹 (IUCN) 의 레드 리스트에 취약종 (Vulnerable) 로 올라와 았으며, 인도 태평양 혹등 돌고래 (Sousa chinensis) 는 취약 근점 (Near Threatened) 종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종 분류가 더 세분화 된다면 이들 역시 이런 등급을 부여받아 더 체계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Martin Mendez, Thomas J. Jefferson, Sergios-Orestis Kolokotronis, Michael Krutzen, Guido J. Parra, Tim Collins, Giana Minton, Robert Baldwin, Per Berggren, Anna Sarnblad, Omar A. Amir, Vic M. Peddemors, Leszek Karczmarski, Almeida Guissamulo, Brian Smith, Dipani Sutaria, George Amato, Howard C. Rosenbaum. Integrating multiple lines of evidence to better understand the evolutionary divergence of humpback dolphins along their entire distribution range: a new dolphin species in Australian waters? Molecular Ecology, 2013; DOI: 10.1111/mec.1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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