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 이외에 일반인들은 별로 알고 싶은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현미경에 장착된 카메라를 이용해 진드기 (tick) 가 피부를 관통해 피를 빨아 먹는 세밀한 사진과 동영상이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미국과 독일의 연구팀이 진행한 이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이들이 어떻게 피를 빨아먹는지 더 상세한 메카니즘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확대해서 본 진드기의 침 (주둥이). Credit: Dania Richter,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
진드기가 피부에 달라붙어 통통해질 때까지 피를 빨아먹는 광경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 상황이지만 단순히 보기 흉하거나 가려운 것 뿐만이 아니라 라임병, Q fever, RMSF (Rocky Mountain spotted fever) 등 온갖 질환을 매개하기 때문에 위험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진드기가 아주 보기 흔한 해충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과학자들도 이들이 어떻게 두꺼운 포유동물의 피부를 관통해 피를 빨아 먹는지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진드기는 머리 앞쪽에 chelicerae 라고 부르는 마치 자동 톱같은 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이 기관은 위에는 두개의 갈리진 부분이 존재하며 아래는 한쪽 방향으로 파고 들수 있는 톱 같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일단 피부에 도달하면 위에 있는 움직이는 부분이 앞뒤로 이동하며 아래의 톱 같은 부분을 피부로 밀어 넣게 됩니다. (동영상 1 )
(동영상 1 )
실제 쥐의 피부에 달라 붙어 주둥이를 피부에 밀어넣는 영상을 보면 (동영상) Chelicerae 가 앞으로 파고 드는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진드기는 가만 있는데 앞쪽의 주둥이가 피부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자동 톱 같은 메카니즘을 가지는 이유는 진드기의 작은 크기에 비해서 두꺼운 피부를 쉽게 뚫기 위해서겠죠. 모기와는 달리 별로 힘도 없어 보이는 수 mm 에 불과한 진드기가 두꺼운 포유 동물의 피부를 쉽게 뚫을 수 있는데는 이런 비결이 있었던 것입니다.
(동영상 2)
이와 같은 진드기의 생태에 대한 과학적 지식은 우리가 진드기 매개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진드기 매개 질환이 남의 일이 아닌 세상에 살고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그래도 좀 소름돋는 영상인 건 사실이네요. 알고 나니 진드기가 더 징그럽게 느껴지는 건 저만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Journal Reference
1. How ticks get under your skin: insertion mechanics of the feeding apparatus of Ixodes ricinus ticks. Dania Richter, Franz-Rainer Matuschka, Andrew Spielman, L. Mahadevan, Proc. R. Soc. B 2013 280, 20131758, published 30 Octobe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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