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iationweek 등 해외 언론들에 의하면 록히드 마틴이 초음속 정찰기 SR-71 Blackbird 후계기를 구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록히드 마틴의 스컹크 웍스 (Skunk Works) 가 구상하는 것은 마하 6 으로 장거리 정찰을 할 수 있는 초음속 무인 정찰기로 무인기 (UAV Unmanned Aerial Vehicle) 라고 합니다. 명칭은 SR - 72 입니다.
(Source : Lockheed Martin ? )
이 기체의 주목적은 정보 수집, 감시, 정찰 (ISR, intelligence, surveillance and reconnaissance) 로 기본적으로 정찰기이지만 여기에 더해서 타격 임무도 일부 담당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미션에 따라 정찰에 필요한 페이로드를 전환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의 공격기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본래 정찰기 목적으로 개발된 무인기를 개조해서 무장을 탑재하는 일은 그렇게 새로운 일도 아니라서 진짜로 SR - 72 가 개발된다면 극초음속 정찰/폭격기가 될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미 수많은 정찰 위성이 있고 역시 적지 않은 수의 무인 정찰기가 있는 미국에서 이런 극초음속 정찰기가 나오게 된 배경은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정찰 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대 위성 무기 (anti satellite weapon ASAT, 미국의 ASM-135 ASAT missile 이 그 예 ) 는 과거 미국과 소련 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위성 요격 실험에 성공했고 인도 역시 대 위성 무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러시아도 새로운 대위성 무기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지는 등 더 이상 대위성 공격 무기가 미국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된 상황에서 위급시 위성을 대신할 백업 위성외에 초음속 정찰기의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아음속 무인/유인 정찰기나 스텔스 정찰기 역시 마찬가지로 안티 스텔스 기술의 발전과 대 무인기 기만 및 격추 기술의 발전으로 안심할 수 없게 된 것이 오늘날의 전장 상황입니다. 따라서 적이 알아채기도 전에 신속하게 적진을 정찰하고 귀환할 수 있으며 극초음속으로 순항할 수 있어 대부분의 미사일에 안전한 새로운 극초음속 정찰기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계획을 제안한 이유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 록히드 마틴 2006 년 부터 에어로젯 로켓다인사 (Aerojet Rocketdyne) 와 협력해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는데 협조를 구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로켓다인사는 2008 년 취소된 미국의 극초음속기인 HTV - 3X 에 사용될 스크램젯 엔진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SR - 72 는 이 회사에서 개발할 새로운 turbine-based combined cycle (TBCC) system 엔진을 사용할 것이라고 합니다.
위의 개념도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이 엔진은 한개의 흡기구를 공유하는 두개의 엔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터빈 엔진은 이륙시 및 마하 3 이하의 속도에서 항공기를 가속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전에도 블로그를 통해 그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한 바 있지만 램제트나 스크램제트 엔진은 초음속 영역에서 매우 효율적이긴 하지만 속도가 0 일때는 작동할 수 없습니다. 즉 이륙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다른 엔진의 도움을 받아 이륙한 후 효율이 극대화 되는 속도에 도달해야 하죠. (이 내용은 이전 포스트 http://blog.naver.com/jjy0501/100087541030 참조)
SR - 72 의 TBCC 엔진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륙시와 초음속에 도달하는 시점까지는 기존의 터빈 엔진을 사용하고 초음속 영역에서는 듀얼 모드 램제트 엔진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램제트 - 스크램제트 방식으로 듀얼 모드로 작동해서 마하 6 까지 가속을 한다는 의미인지 ?) 아무튼 스크램제트 방식 엔진은 마하 5-6 이상에서 최적의 효과를 내기 때문에 마하 6 이라는 이야기는 성공만 한다면 과장은 아닐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연 어떨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말이죠.
일단 록히드 마틴은 2018 년 까지 1 개의 TBCC 엔진을 탑재한 데몬스트레이터 (demonstrator) 를 선보인다는 계획입니다. 이 데몬스트레이터는 60 피트 (약 18 미터) 정도 길이로 F - 22 랩터와 크기가 비슷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 기체는 계속 마하 6 로 날 수 있는 건 아니고 수분 정도 마하 6 로 날 수 있는 실험기 성격입니다.
여기에 성공하면 2023 년까지 SR - 72 의 초도기체가 만들어질 계획인데 위의 일러스트 처럼 2개의 대형 TBCC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길이는 무려 30 미터 (100 피트) 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정찰기가 아니라 중폭격기라고 불러도 될 만한 크기인데 이와 같은 큰 덩치 덕에 정찰 장비만 탑재하는 게 아니라 현재 개발 중으로 알려진 극초음속 무기인 High Speed Strike Weapon (HSSW) 을 탑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행 중인 X-51A 의 컨셉 아트 Credit : US Air Force)
이 무기는 이전에 공개된 보잉의 X-51 WaveRider 를 기반으로 개발되며 스크램제트 엔진을 이용해서 마하 6 로 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였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3/05/x-51.html 참조) HSSW 는 2020 년 개발 예정인데 2020 년대 중반에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에서는 이걸로 뭘할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고 있습니다.
SR - 72 는 만약에 개발이 될 수 있다면 2023 년 초도 비행을 하고 2030 년 정도에 실제 서비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넘어야할 산이 많습니다. 첫번째는 미국 정부에게 예산을 타내는 것인데 이 산부터 넘기 힘들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단순히 생각해봐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일인데 현재 미국의 예산 상황이 녹녹하지 않기 때문이죠. 아직 미 연방 정부와 의회는 엔진이나 데몬스트레이터에 대해서 아무 지원도 약속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SR - 72 가 결국 록히드 마틴과 스컹크 웍스의 꿈으로 끝나게 될지 아니면 적어도 실증기라도 개발이 될 수 있을 지는 지금 시점에서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아무튼 개발이 된다면 이름은 블랙버드 II (Blackbird II) 가 적당해 보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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