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역사상 가장 거대한 크기의 오리너구리 (platypus) 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호주 퀸즈랜드 (Queensland) 북서부의 레이슬레이 월드 헤리티지 지역 (Riversleigh World Heritage Area) 에서 발견된 멸종된 오리너구리과의 동물은 Obdurodon tharalkooschild 이라고 명명되었습니다. Obdurodon 은 멸종된 오리너구리과의 속으로 이 종을 포함해서 지금까지 4 종이 발견되었습니다.
오리너구리는 원시적인 포유류로 그 기이한 생김새 때문에 오래전 부터 유명했던 동물입니다. 오리같은 주둥이에 털이 있고 물갈퀴가 있는 다리가 있으며 뒷다리에는 독이 있는 침이 있고 비버 같은 꼬리를 가지고 있어 처음 이 동물의 표본을 유럽으로 보냈을 때 현지에서는 누군가 여러 동물들을 모아 장난을 치는 것으로 오해했다는 일화가 있죠. 여기에 수유를 하는 포유류이면서 알을 낳습니다. 오리너구리는 가시 두더쥐와 더불어 가장 원시적 포유류의 일종인 단공류 (Monotreme) 에 속합니다.
이 원시적 포유류는 아주 오래전 포유류의 공통 조상에서 분리된 후 다른 대륙에서는 멸종되고 호주에서만 살아남아 독자적으로 진화했습니다. 물론 오리너구리 역시 현재 존재하는 것 말고도 여러가지 종이 번성하다 사라진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일은 생명의 역사에서 흔한 일이죠. 현생종은 멸종된 종을 포함한 진화의 나무 가지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500 - 1500 만년전 생존했던 Obdurodon tharalkooschild 는 몸길이가 1 미터에 달하는 대형 오리너구리로 현생 오리너구리 크기의 두배에 달합니다. 이번에 발견된 것은 이빨 화석으로 오리 비슷한 주둥이 안에는 먹이를 포획하고 씹는데 필요한 이빨이 숨어 있습니다. 아직 전체 골격 화석이 발견된게 아닌만큼 크기 추정은 다소 변수가 존재하지만 이를 발견한 레베카 피안 박사 (Rebecca Pian, PhD) 를 비롯한 연구팀은 대략 크기를 그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큰 오리너구리과 동물인 Obdurodon tharalkooschild 의 상상도 This image shows Obdurodon tharalkooschild, a middle to late Cenozoic giant toothed platypus from the the World Heritage fossil deposits of Riversleigh, Australia. At about one meter (more than 3 feet) in length and with powerful teeth (inset: the holotype, a first lower molar), it would have been capable of killing much larger prey, such as lungfish and even small turtles, than its much smaller living relative. (Credit: Reconstruction / Illustration by Peter Schouten.) )
사실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리너구리 진화 계통도가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사실이 밝혀진 점입니다. 현대의 오리너구리는 몸길이 30 - 45 cm 에 꼬리길이 10 cm 정도로 반미터 정도 크기에 몸무게 1 - 1.8 kg 정도 되는 작은 동물입니다. 그러나 고대에는 훨씬 큰 오리너구리가 살았고 이들은 작은 현생종과는 다른 생태적 지위를 누렸을 것입니다. 몸길이가 두배라면 단순 비례로 봤을 때 체중은 8 배가 됩니다. 그러면 생존 전략 자체가 달라질 수 밖에 없죠.
현재의 오리너구리처럼 강이나 호수에 서식하는 Obdurodon tharalkooschild 는 단단한 껍질을 지닌 거북이나 어류, 갑각류들을 사냥하기 위해 현대의 오리너구리에서는 거의 퇴화한 이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들은 아주 잘 발달된 이빨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이 동물이 몸집에 걸맞는 적극적인 사냥꾼이었음을 시사합니다. 즉 현재의 오리너구리와는 다른 생태적 지위를 누렸던 것이죠. 이는 오리너구리과의 동물들이 일직선으로 진화한게 아니라 다양하게 적응 방산했음을 의미합니다.
대형 오리너구리가 날카로운 이빨로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꽤 흥미로울 듯 합니다. 오리 주둥이는 훼이크고 이빨이 진짜니까요. 이 녀석들도 독이 있는 침으로 자신을 보호했을지 아니면 크기 덕에 그런 건 필요 없었을 지 궁금하네요. 이 연구는 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에 실렸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Pian, R., M. Archer, and S.J. Hand. A new, giant platypus, Obdurodon tharalkooschild, sp. nov. (Monotremata, Ornithorhynchidae), from the Riversleigh World Heritage Area, Australia. 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2013; 3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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