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182 - 화성 탐사에 도전하는 인도



 지난 2013 년 11월 5일 (현지시각) 인도는 자국의 첫번째 화성 탐사선 Mars Orbiter Mission (MOM) 혹은 산스크리트어로 화성 탐사선을 의미하는 망갈리안 Mangalyaan (Sanskrit: मंगलयान) 을 성공적으로 발사했습니다. 만약 다른 문제가 없다면 2014 년 9월 24일 쯤 화성 궤도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달 탐사선을 성공시킨 인도이지만 다른 행성으로 탐사선을 성공적으로 보낸 나라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번 미션이 성공하게 되면 인도의 독자 우주 탐사 능력은 한 단계 더 위로 올라서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망갈리안 혹은 MOM 의 컨셉 이미지. The Mars Orbiter Mission (MOM), informally called Mangalyaan (Sanskrit: मङ्गलयान, English: Mars-craft) is a Mars orbiter that was successfully launched on 5th November 2013 by the Indian Space Research Organisation (ISRO). This is a less than perfect artist's concept of the orbiter in orbit. I'm aware that the image is not 100% accurate, but I did attempt to emulate what the craft looks like. I thought a free-use image would be valuable to Wikipedia projects. If there is interest, I might come back and fine-tune this image to be more correct.  


 망갈리안은 인도 우주 연구소 ISRO (Indian Space Research Organistation) 에서 개발한 탐사 위성으로1. 5 미터 너비에 1350 kg 의 중량을 가진 비교적 큰 탐사선입니다. 탐사선 중량의 대부분은 사실 연료로 852 kg 의 추진제 (propellant, 로켓 따위의 연료) 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생김새는 인도의 이전 달 탐사선인 찬드라얀 - 1 (Chandrayaan - 1. 달 탐사선이란 뜻) 과 매우 유사하게 생겼습니다. 이 탐사선은 성공적으로 화성 궤도에 도착하면 화성의 인공 위성이 되어 표면을 300 일 정도 (나 혹은 그 이상) 관측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미 달 탐사선까지 만들었으니 화성 탐사선도 만들기 쉬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수많은 화성 탐사선이 화성으로 가는 도중 행방불명 되거나 혹은 통신이 두절된 역사가 있습니다. 미국, 구소련/러시아, 유럽 외에는 화성 탐사선이 성공한 역사가 없다는 것도 그 어려움을 반증하죠. 1998 년 일본이 보낸 노조미 Nozomi (のぞみ) 의 실패나 2011 년 러시아의 포보스 그룬트 (Fobos-Grunt) 의 실패, 중국의Yinghuo-1 의 실패는 강대국이라 할 지라도 다른 행성을 탐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나사의 성공 사례만 보니까 쉬운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사실 망갈리안 역시 화성 궤도에 안착해서 데이터를 보내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태인데 아무튼 여기에 성공한다면 앞서 이야기 했듯이 인도의 우주 탐사 능력이 한단계 더 성장했음을 과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도 일본도 못한 일을 인도가 해내는 거니까요. 일단 다른 행성까지 탐사선을 보내고 이 탐사선과 성공적으로 교신을 하는 것 자체가 가능한 나라가 몇개 없습니다.



(발사 설명 영상)  



(탐사선 설명 영상)     


 망갈리안의 발사는 Polar Satellite Launch Vehicle (PSLV) - XL 로켓으로 이뤄졌습니다. (동영상 참조) 이 로켓은 저지구궤도 (LEO) 페이로드 3250 kg 정도 되는 중대형 로켓으로 이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 1 호를 달까지 보낸 로켓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25 회 발사에 23 회 성공으로 어느 정도 신뢰성도 입증된 로켓이기도 합니다.  


 내년 9월에 인도가 첫번째 화성 탐사에 성공하게 될지 아니면 일본이나 중국처럼 고배를 마시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이런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인도의 우주 기술이 발전했다는 증거라고 생각됩니다. 설령 처음에는 실패하더라도 말이죠.  


 아마도 제 생각엔 우주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극복하는 자세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공하면 물론 더 좋겠지만 이번 시도가 아쉽게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의지와 자본만 있다면 결국은 인도의 독자 화성 탐사는 성공하게 될 것 입니다. 우리가 나로호에서 배웠듯이 사실 실패는 아주 흔하게 겪는 일입니다. 중요한 건 극복이죠. 과연 인도가 첫 번째 시도부터 성공하게 될지 아니면 처음에는 고배를 마시게 될지 궁금하네요.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