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216 - 가장 오래된 별이 알려준 초기 우주



 여러차례 본 블로그를 통해서 말씀드린 것 처럼 과학자들은 멀리 떨어진 은하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멀리 떨어진 은하일수록 오래전의 은하이기 때문이죠. 빛이 오는 데 걸린 시간을 생각하면 10 억년 떨어진 은하를 관측하면 10 억년 전의 은하의 모습을 포착한 것과 같습니다. 그렇지만 별의 경우에는 초신성이 아닌 다음에야 100 억 광년 전의 모습을 이런 방식으로 포착하기는 매우 힘듭니다. 은하 단위의 천체라도 이 정도 거리에서는 작은 점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가장 오래된 별들을 관측하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다른 방법을 사용합니다. 사실 별 가운데는 나이가 매우 오래되어 빅뱅 초기에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별들이 존재합니다. 이렇게 아주 오래된 별을 찾아내면 사실 우리 은하계 안에서도 빅뱅 초기 형성된 별에 대한 단서를 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그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단점은 있지만 대신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전에도 우주의 나이 논쟁을 일으킬 만큼 나이가 많은 별들을 소개드린 바 있지만 ( http://jjy0501.blogspot.kr/2013/03/145.html  참조) 이번에는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 6000 광년에서 우주 초기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나이든 별을 발견했다는 소식입니다. 그 나이는 빅뱅이 일어난 137 억년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 국립 대학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 스테판 켈러 박사 ( Dr Stefan Keller of the ANU Research School of Astronomy and Astrophysics) 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호주에 설치된 SkyMapper 망원경을 통해서 남쪽 하늘을 관측하던 중 SMSS J031300.36-670839.3 이라는 매우 오래된 별을 발견했습니다. 


 SkyMapper 망원경은 이름처럼 밤하늘의 지도를 작성할 목적으로 만든 망원경으로 북반구에서 북쪽 밤하늘의 우주 지도를 그리고 있는 SDSS 와 비교될 수 있는 망원경입니다. (물론 작동 원리 및 목적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SDSS 에 대해서는  http://jjy0501.blogspot.kr/2012/08/103.html 참조) 1.35 미터 정도로 구경은 크지 않지만 대신 2억6800 만 화소의 CCD 를 이용해서 한번에 많은 영역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또 자외선에서 근적외선 영역까지의 6 개의 파장 필터를 통해 별의 스펙터럼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스테판 켈러 박사와 SkyMapper 망원경의 모습   Dr. Stefan Keller with the SkyMapper telescope.
Credit: Image courtesy of The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SMSS J031300.36-670839.3 은 SkyMapper 망원경이 첫해 관측했던 6000 만개의 별 가운데 하나로 사실상 이를 찾아낸 것은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는 작업이었다고 연구팀은 언급했습니다. 이들이 찾은 것은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서 금속 성분, 특히 철의 함유량이 극도로 낮은 별이었습니다. 


 우주 극초기에 형성된 종족 III (population III, 여기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 참조 http://blog.naver.com/jjy0501/100175101041 ) 별은 사실 지금 관측하기 힘듭니다. 이 별들은 곧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후 이후 형성된 별들에게 별의 원료를 제공하고 사라졌습니다.  SMSS J031300.36-670839.3 은 이 다음 형성된 별로 생각되는데 덕분에 철을 비롯한 금속의 함량이 극도로 낮습니다. 


 우주 초기에는 수소와 헬륨 외의 원소는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이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대부분 별 안에서 발생한 핵융합 반응과 초신성 폭발의 결과물로 생겨난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원소들은 빅뱅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므로 우주에서 나중에 형성된 별들일 수록 이런 무거운 원소들이 다량으로 존재할 것입니다. 반대로 우주 초기에 형성된 별은 금속의 함량이 매우 낮을 것입니다.


 이번에 발견된 SMSS J031300.36-670839.3 의 경우 철의 함량이 태양과 비교해서 천만분의 1 수준으로 적었습니다. 하지만 탄소의 함량은 이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1000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것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초기에 형성된 원시 초신성들은 지금과 비교해서 낮은 에너지의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보이며 이 안에서 생성된 철의 대부분은 초신성 폭발과 함께 생겨난 블랙홀 들로 상당수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생각되고 있습니다. 폭발 에너지가 낮은 점 때문에 내부에 있는 무거운 원소들이 충분히 배출되지 못하고 블랙홀로 흡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SMSS J031300.36-670839.3 자체는 사실 빅뱅 직후 생긴 1 세대 별이 아니라 2 세대 별입니다. 하지만 그 구성 성분을 분석하므로써 우리는 1 세대 별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 2 세대 별은 1 세대 별의 잔해에서 생겨난 것이기 때문이죠. 마치 자식을 보면 부모를 아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할까요. 아무튼 이 오래된 별은 아주 오래전 우주에서 있었던 일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Nature 에 실렸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Keller, S. C.; Bessell, M. S.; Frebel, A.; Casey, A. R.; Asplund, M.; Jacobson, H. R.; Lind, K.; Norris, J. E.; Yong, D.; Heger, A.; Magic, Z.; Da Costa, G. S.; Schmidt, B. P.; Tisserand, P. (9 Feb 2014). "A single low-energy, iron-poor supernova as the source of metals in the star SMSS J031300.36−670839.3". Nature (Nature). doi:10.1038/nature12990. Retrieved 10 Feb 2014.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