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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취소된 미 육군 차기 장갑차 GCV




 올해 초 디펜스 뉴스 등 외신들은 미 육군의 GCV (Ground Combat Vehicle) 계획이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전했습니다. GCV 는 기존의 M2 브래들리 장갑차를 대체하기 위해 태어난 차기 장갑차로 탱크 만큼이나 육중한 장갑과 무게를 자랑하는 보병 전투 차량이었습니다. ( 이전 포스트 http://jjy0501.blogspot.kr/2012/05/ifv-gcv.html 참조) 


 그러나 2014 년 2월 24일 척 헤이글 미 국방부 장관 명의로 발표된 2015 년 회계 년도 미 국방 예산 계획에 의하면 GCV 는 결국 취소되었습니다. 헤이글 장관은 육군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는 것을 받아들였다고 하네요. ( http://www.defense.gov/speeches/speech.aspx?speechid=1831 참조)

 GCV 는 무게는 비교적 가볍지만 방호력은 약한 편인 현재의 M2 브래들리나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보완할 목적으로 처음부터 C - 130 수송기에 탑재할 수 없는 무게와 크기를 허용했습니다. 사실상 C - 17 수송기로 실어나를 수 있는 무게가 제약이 된 셈인데 그 결과 그 무게는 BAE - 노스롭 그루만에서 제안한 버전 (아래 모델링) 의 경우 무려 기본 무게가 53 톤에 달하고 모듈러 장갑을 모두 장착할 경우 75 톤 (!) 이라는 엄청난 무게를 자랑했습니다. 만약 시제 차량이라도 완성되었다면 역사상 가장 무거운 보병 전투 차량이 될 뻔 했죠.     








(지금은 고인이 된 GCV    Source : BAE Systems )  


 이보다 약간 가벼운 제네럴 다이나믹사의 제안 모델 역시 무려 무게가 64 - 70 톤 급에 달했습니다. 아마도 완성되었다면 메르카바의 차체를 이용한 60 톤급 나메르 (Namer) 를 능가하는 대형 보병 전투 차량/수송 차량이 되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그런만큼 방호력 만큼은 확실했겠지만 문제는 비용이었습니다. 


 2011 년 8 월까지만 GCV 사업자 후보였던 BAE Systems 와 제네럴 다이나믹스는 개발비로 각각 4억 4990 만 달러, 4억 3970 만 달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장갑차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장갑차 개발을 위해서는 훨씬 많은 비용이 필요했습니다. 2014 년 회계 년도에 GCV 가 사업이 진행되는 데 반드시 필요한 5 억 9200 만 달러 대신 1 억 달러에 불과한 지원금을 받게 되자 GCV 는 사실상 취소되된 것과 다를바 없다는 의견들이 나왔죠. 



(GCV IFV 사업의 진행 스케쥴.   GCV Infantry Fighting Vehicle schedule as of 29 January 2010    ) 


 사실 예산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해도 초기 프로토 타입이 나오는 것은 2015 년 이후였습니다. 결국 사업이 조기에 종료되므로써 시제 차량 하나 없이 사업이 마무리된 셈이 되었습니다. BAE 의 경우 GCV 를 위해서 독특한 E-X Drive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이는 전기 -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저속으로 장갑차가 기동하는 경우에도 에너지를 크게 절약하고 소음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BAE 측의 주장이었습니다. 


 이런 육중한 장갑차에 하이브리드를 적용한 것은 친환경 보다는 군사적인 목적이었습니다. 정지하거나 서행하는 상태에서도 기름을 왕창 잡아먹는 디젤 엔진을 계속 켜놓는 것 보다는 하이브리드를 사용하는게 연비도 좋고 전쟁터에서 귀중한 연료도 아끼고 소리도 줄어드니 탐지될 위험도 줄어들긴 하겠죠. 특히 빨리 달릴 일이 적은 시가전에서 유리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  BAE Systems' Ground Combat Vehicle (GCV) Hybrid Electric Drive (HED) system ) 


 BAE 가 실증한 이 시스템이 완성되었다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군용 하이브리드 엔진 시스템이 등장할 뻔 했지만 (출력만 무려 1 MW 급이었다고 함..... ) 결국은 취소되고 말았죠.  엔진, 전기 모터, 배터리 등의 무게만 수톤에 달할 듯한 이 시스템이 만약 실전에 배치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전기 모터로 동작할 때는 조용하게 기동하는 건 가능할 것 같은데 말이죠. 미처 생각 못했는데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이런 군사적인 이점이 있었네요.


 GCV 가 취소 된 것은 결국 비용 문제 때문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2013 년 4 월에 등장한 미 의회 예산국 (CBO) 의 보고서는 GCV 를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일단 2014 - 2021 년까지 개발비만 53 억 달러가 투입되어야 하는데다 22 개의 장갑 전투 여단 (Armored Combat Brigate - 각 GCV 61 대에 예비 2 대가 필요) 를 창설하는데 필요한 1748 대의 GCV 를 구매하는데 235 억 달러가 추가로 더 들어갈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비용이 290 억 달러를 초과 (이는 2013 년 달러 가치 기준) 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동시에 다른 옵션들도 고려했는데 

 - 현재 있는 브래들리 업그레이드 
 - 독일의 퓨마 보병 전투 차량 구매 (Puma IFV)
 - 이스라엘의 나메르 (Namer) 구매 

등을 염두에 두고 비용을 평가했습니다. 이 중에서 GCV 는 개발 지연과 비용 상승이 우려되는 문제점이 있으며 점차 옵션이 증가하면서 무게가 급격히 증가하는 점도 우려점으로 지적되었습니다. 사실 강력한 방호력을 가지면서 3 명의 승무원과 9 명의 보병을 탑승시킬 수 있는 보병 전투차량이라고 하면 나메르가 가장 가까운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미 육군은 GCV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나메르를 테스트 하고 있죠. 




(미국 텍사스 블리스 기지에서 테스트 중인 나메르  Soldiers from A Company, 1st Battalion, 29th Infantry Regiment, maneuver around an Israeli Namer during the Maneuver Battle Lab's Ground Combat Vehicle assessment last month at Fort Bliss, Texas. Army leaders used the session to learn about eventual requirements for a new Infantry fighting vehicle. Credit : US Army / 1st Lt. Tyler N. Ginter)


 나메르 역시 메르카바 기반인 만큼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일단 CBO 는 유닛 코스트를 GCV 1350 만 달러/ 나메르를 1100 만 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음) 개발비를 크게 줄일 수 있고 대량 생산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어 총 프로젝트 코스트를 90 억 달러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돈독한 관계와 나메르를 대량 생산하면 이스라엘이 가지게 될 이점을 생각하면 이스라엘 역시 쌍수를 들어 환영하겠죠. 


 다만 보병 전투 차량으로써의 균형을 보면 퓨마쪽이 더 우수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총 비용도 148 억 달러로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문제는 GCV 의 요구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죠. 물론 해외 차량을 직도입/라이센스 생산하는 경우에는 어느 것을 도입하든지 간에 GCV 의 요구 조건에 맞게 개량이 필요하지만 퓨마는 기본적으로 GCV 나 나메르 처럼 육중한 녀석이 아니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미 육군의 차기 보병 전투 차량 사업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예산 사정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GCV 는 처음부터 불안 불안했는데 과연 결국 이렇게 끝나고 말았네요.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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