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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 공습 논란 - 드론 전쟁은 정당한가 ?



 2013 년 5월 23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 DC 국방 대학 연설에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와 더불어 무인기 폭격을 엄격하게 제한하겠다는 내용의 연설을 했습니다. 이는 최근 미국과 국제 사회에서 점차 반발이 커지는 무인기 (드론 혹은 UAV) 의 폭격에 대한 반발을 감안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현대전의 총아인 무인기가 국제적인 반대 여론의 대상으로 떠올랐는지 의외인 분들도 있을 것 입니다. 왜 일까요 ? 결론 부터 말하면 무고한 민간인 희생이 논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국적 시민 사망 사고와 CIA 가 이를 관리하는데 따른 적법성 문제들이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흔히 드론 (Drone) 이라고 부르는 무인기들은 이제는 전쟁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초기 주된 역할은 정찰이었습니다. 무인기를 이용한 근거리 정찰은 이미 수십년간 현대 전장에서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으며 단순 정찰 까지는 도덕성이 개입할 문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초기 유인기와 마찬가지로 정찰 목적에서 무장을 장착하는 쪽으로 진화한 것은 어쩌면 필연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적을 정찰하는 것 뿐 아니라 결국은 실시간으로 공격하기를 희망하는 것은 무인기를 운용하는 군의 입장에서는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21 세기 들어와서 여러종류의 무인기들에 무장이 탑재되기 시작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제네럴 아토믹사의 MQ-1 Predator 입니다. 최대 이륙 중량 1020 kg 에 불과한 소형기이지만 2개의 하드 포인트에 2 기의 AGM - 114 Hellfire 미사일을 탑재 가능해 특히 소규모 교전이 주를 이루는 비 정규전에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이 기체는 2001 년 테러와의 전쟁 이후 널리 사용되기 시작해 아프간 전쟁 및 파키스탄 내 알카에다/탈레반 및 연계 세력을 공격하는데 널리 사용됩니다.    



(비행 중인 MQ- 1 프레데터  Air Force officials are seeking volunteers for future training classes to produce operators of the MQ-1 Predator unmanned aircraft. (U.S. Air Force photo/Lt Col Leslie Pratt) ) 



 2009 년에는 프레데터의 업그레이드 형인 MQ-1C Grey Eagle 이 등장했고 2007 년에는 비슷한 생김새지만 훨씬 대형 버전인 MQ-9 Reaper 가 등장해 미국의 드론 공격 능력은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예산 문제로 표류하고 있기는 하지만 프레데터 C 로 알려졌던 제네럴 아토믹 어벤저와 X-47B 같은 기존의 UAV 보다 더 대형의 스텔스 드론들이 연구 중에 있습니다. 



(현재 실전 배치된 것 가운데는 가장 큰 편에 속하는 UAV (드론) 인 MQ - 9 Reaper.  U.S. Air Force photo/Staff Sgt. Brian Ferguson) 



 2004 년 첫번째 드론 공격이 이뤄진 이후 2013 년까지 무인기를 이용한 전쟁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특히 드론 전쟁 (Drone War) 라고도 불리는 무인기 공습은 주로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의 기지 역할을 하는 아프간 국경 인근 파키스탄내 탈레반 근거지를 향해 이뤄지고 있는데, 현재까지 적어도 300 회 이상의 공습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적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목적으로 세부적인 작전 상황에 대해서는 부분적인 내용만이 알려져 있습니다. 


 내용이 잘 공개되지 않는 다른 이유 중 하나라면 이 작전이 미 공군이 아니라 CIA 의 특수전 부서 (Special Activities Division)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정규군을 상대로한 작전이 아니라 점조직 형태로 움직이는 알카에다와 연관 테러 조직, 그리고 탈레반을 상대로 한 작전이기 때문에 CIA 에서 관리하는 것도 일견 타당하지만 비밀주의로 일관하는 드론 공습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까지도 소티 수 및 정확한 사상자 수가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미 정부 기관, 파키스탄 당국, NGO 등에서 제각각 숫자를 발표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대략 300 회 내외의 공습이 이뤄졌고 공습 사망자는 2013 년 초반까지 1969 명에서 3461 명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물론 발표하는 단체와 기관에 따라 조금씩 다른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드론 공격만으로 정확한 사상자 수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외딴 곳에서 드론 공습으로 무장 세력들이 사살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수를 알기는 힘들지만 현재까지 공습 횟수 등을 감안할 때 수천명 정도가 이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공습으로 수천명이 사망했다는 점 보다는 이 중 무고한 민간인의 숫자가 얼마나 되느냐 입니다. 전쟁 중이므로 적 전투 요원에 대해서 사살하는 일은 있을 수 있지만 무고한 민간인을 오폭으로 죽게했다면 미국은 국제 사회의 도덕적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논란의 쟁점은 이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일단 CIA 에 의하면 2010 년 5월까지 진행된 공습으로 600 명 이상의 무장 세력을 사살한 것으로 믿고 있으며 (아마도) 민간이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민간인 희생자가 0 명이라는 것은 쉽게 받아들여 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당국에 의하면 2006 년 1월에서 2009 년 4월 사이 60 회 정도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 기지에서 이륙한 드론들이 파키스탄 내로 넘어왔고 14 명의 알 카에다 리더와 687 명의 파키스탄 시민을 사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파키스탄 군 당국은 공습으로 사망한 파키스탄 시민 중 상당수가 탈레반 및 알 카에다 무장 세력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NGO 및 언론 단체들은 당국의 주장보다 훨씬 많은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언론인들로 구성된 NGO 인 Bureau of investigative journalism 은 1658 - 2597 명의 사망자 가운데 391 - 780 명은 민간인이고 이 중에는 160 명의 어린이도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추정으로는 사망자 2,629 몇 중 475 명이 무고한 민간인 사망라는 조사 결과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구글의 에릭 슈미트 CEO 등을 이사회 멤버로 둔 미국의 싱크 탱크인 New America Foundation 의 경우 전체 사망자의 80% 는 무장 세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말을 뒤집으면 20% 정도는 민간인 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사실 이 내용은 위의 Bureau of investigative journalism 보도 내용과 어느 정도는 일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현대전 이전에도 전쟁에서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되는 경우는 너무 흔했습니다. 특히 전쟁의 목적 중 약탈이 우선 순위를 차지하게 마련인 근대 이전에는 약탈, 살인, 방화, 강간 등 현대에는 전쟁 범죄로 취급될 만한 일이 승자의 권리처럼 생각된 시절도 있었습니다. 현대에 와서도 역시 전쟁이 시작되면 막대한 민간인 피해를 피하긴 힘들었고 반전 운동이 힘을 얻는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드론을 이용한 공습은 상대적으로 헬파이어 미사일 등 소형 정밀 타격 무기를 이용해 타겟을 공격하므로 민간인 희생자 수가 다른 수단보다 적다는 논리도 가능한데 그럼에도 이것이 단체에 따라서 수백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민간인 희생을 정당화 시키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만약 내 가족이나 혹은 내 자신이 무인기의 오폭으로 사망했다면 그냥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테니 말이죠. 


 그렇다면 과연 무인기 공습으로 인한 오폭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 일까요 ?  무인기를 이용한 정밀 폭격이 차량이나 가옥 한채 등 아주 작은 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대신 정확히 공격하는 목표가 민간인이 아닌 탈레반이 맞는지 알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지에서는 무인기가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무장 세력들도 민간인 처럼 위장하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아래 영상 참조) 




(2011 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뤄진 MQ-1 프레데터의 공습. 차량에 타고 이동하는 용의자에 대해서 헬파이어 미사일 공격을 시행. 1 분 10 초 전후로 해서 미사일이 명중함.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폭발음 따위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사실 무인기가 위에서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무장 세력들도 이제는 대놓고 총을 휴대하거나 혹은 수상하게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벌써 최초의 드론 공습이 이뤄진지 9 년이 흘렀습니다. 그들도 살기 위해서는 당연히 민간인 처럼 위장하고 다니겠죠. CIA 는 양떼 속으로 숨어든 늑대들을 찾기 위해 역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항상 성공만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결국 이런식으로 공격하다 보면 민간인 희생자가 나오는 건 거의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민간인 희생자가 미국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고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예멘에서 발생한 일로써 알 카에다와 연관단 표적을 공격하던 중 본래 목표가 아니던 미 시민권자 사미르 칸 (Samir Khan - Inspire 매거진의 에디터였음) 이 공습으로 사망했습니다. (2011 년 9월 30일) 드론 공격은 아프간 외에 예멘과 소말리아에서도 진행 중에 있는데 이 와중에 미 시민권자가 사망한 것이 뒤늦게 밝혀진 것입니다. 


 지금까지 드론 공격이 대개 베일에 가려 언론에 잘 알려지지 않고 진행되기는 했지만 (대개 비밀 작전 위주였으므로) 점차 이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고 그 중 민간인이 꽤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점차 파키스탄 내부는 물론 서방 언론, 국제 NGO 의 비난 여론이 커졌으며 UN 산하의 인권 위원회 (United Nations Human Rights Council  UNHRC) 역시 2009 년 부터 이 문제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국제 여론과 미국내 여론 악화, 그리고 미국 시민권자 사망 사실이 확인되면서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무인기 사용을 제한하고 사망한 민간인 유족들에게 유감을 표시한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비록 정확한 숫자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무인기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을 사실이라고 시인했습니다. 


 무인기 공격은 아군의 희생을 줄이고 정찰과 공격을 동시에 할 수 있으며 좁은 범위에 정밀 공격을 통해 사실 아군은 물론 민간인 희생도 줄일 수 있지만 반면에 직접 지상에서 검문 검색을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민간인 처럼 위장한 무장세력으로 오인하고 오폭할 우려가 항상 존재합니다. 더구나 상대가 사실은 투항하려고 생각하고 있거나 항복할 생각이라고 해도 무인기에서 이걸 물어볼 순 없기 때문에 잠재적인 투항자를 오폭할 우려도 있습니다. 


 결국 완벽한 기술이란 없으며 무인기 공습 역시 장단점이 있게 마련입니다. 다만 효과적인 것으로 판명된 무인기 공습을 지금와서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소리없이 공격하는 무인기는 미래 전장에서 더 흔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말한다면 무인기 자체가 문제라기 보단 더 근본적으로 전쟁을 하는 게 문제가 되겠죠. 무인기 오폭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은 전쟁의 한 단면일 뿐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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